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3주차로 접어든 가운데 위중중 환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자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일상회복을 멈추는 비상계획의 검토 기준을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에 뒀는데, 최근 이 같은 방역지표가 악화하고 있어서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71명이며, 지난 6일부터 줄곧 4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행된 이달 1일(343명)과 비교했을 때 크게 불어난 수치다. 코로나19 사망자도 최근 보름 동안 266명으로 위드 코로나 직전 보름 대비 약 30% 늘었다.
대구도 비슷한 흐름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대구의 위중증 환자 수는 43명(경북 13명)이며, 이는 위드 코로나 전환 전날 31명보다 12명 증가했다. 사망자도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전후 보름 동안 12명에서 29명으로 크게 늘었다.
앞서 정부는 방역상황이 나빠지면 위드 코로나를 중단하는 비상계획을 발동한다고 밝혔다. 비상계획 발동 기준은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75% 이상'이다. 대구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37.1%로 안정적인 병상 가동률을 보이고 있으나, 위드 코로나 시작 후 최근 2주간 8% 포인트 증가했다.
수도권이 76%의 가동률로 비상계획 발동 기준을 넘어선 데다, 지난 11일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 상황이 지속될 시 1단계를 지속하거나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비상계획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걱정이 앞서고 있다. 대구 수성구 황금동의 식당 주인 A(54) 씨는 "코로나19로 인건비와 각종 경비로 약 4천만원의 손해가 발생했는데, 위드 코로나 2주 동안 매출이 20% 가까이 올랐다. 앞으로 연말연시에 단체 회식도 많아질 거라 생각해 매출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모임 인원이 제한되면 말짱 도루묵이 돼버린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식당과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이 다시 적용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 24시간 카페를 운영하는 B(52·대구 수성구 두산동) 씨는 "위드 코로나 소식에 10월 말부터 새벽에 근무할 6명을 뽑았고, 보수공사까지 마쳤다.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비상계획이라면 인원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1년 가까이 오후 10시 영업시간 제한 방역지침으로 손님들을 억지로 내보내면서 울화통이 밀려와 불면증도 겪었다. 금전적인 손해도 당연히 크지만 심리적으로 상실감이 너무 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유흥시설 종사자들은 비상계획에 더욱 예민하다. 클럽을 비롯한 유흥시설은 위드 코로나 4주 시행과 2주간의 평가를 거쳐 내달 13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된다. 하지만 비상계획이 가동되면 위드 코로나를 누려보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 동성로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C(36) 씨는 "거리두기 지침 때는 위드 코로나만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제외됐다. 또 지금은 내달 13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이 사라지는 2단계 개편만 기다리고 있는데, 또 한 번 좌절을 겪을까 두렵다"고 하소연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수도권과 비교했을 때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이 안정적이긴 하지만, 비상계획이 가동되면 전국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로선 비상계획의 내용이 나온 게 없지만, 지자체는 정부 지침에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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