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밝은 눈 클리닉] 무분별한 안약 사용, 독이 될 수 있다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난방을 하게 되면서 안구건조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핸드폰이나 태블릿,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디스플레이 화면에 오래 집중하는 것도 눈을 뻑뻑하거나 건조하게 만들고, 이물이 들어간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런 경우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의사의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안약이나 넣거나, 예전에 안과에서 처방받았던 안약을 임의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잘못된 약제를 사용하거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안약을 눈에 넣을 경우 약물이 눈 표면에 오히려 독성을 일으켜 염증이나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물감이나 눈의 작열감, 가려움 등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안약을 눈에 넣어도 지속적으로 결막(흰자)의 충혈이나 안구 자극감, 불편감이 악화할 경우에는 독성각결막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화학물질에 급성으로나 만성으로 노출됐을 때 안구조적에 손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원인을 알 수 없이 지속되는 안구 통증, 불편감, 충혈, 눈곱, 시력저하 등이 있을 수 있다. 원래 안구건조증이나 알레르기 결막염과 같은 안구표면에 질환이 있거나, 안약을 오래 사용한 경우, 혹은 여러 가지 안약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경우 독성 반응이 더욱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이 되는 약물로는 안약 내 방부제로 널리 사용되는 성분과, 마취제 성분, 녹내장 약제나 소염진통제 성분의 안약과 콘택트렌즈 용액의 성분이 흔하다. 특히 녹내장 안약은 여러 약제를 혼합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로 인해 독성각결막염의 위험이 높은 편이다.

심한 경우에는 눈 결막 쪽에 흉살이 생기는 반흔화 반응까지 동반될 수 있어 지속적인 안과 전문의의 관리가 필요하다.

또 안과 수술 후 자주 처방되는 소염진통제 성분의 안약은 각막이 녹아버리는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각막 표면이 건강하지 못하거나, 심한 안구건조증, 쇼그렌 증후군, 눈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노출각막염,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안약 외에도 알코올 성분을 포함하는 손소독제, 스프레이 타입의 소독제, 화장품, 헤어 스프레이나 헤어젤 또한 안구 독성을 나타낼 수 있다.

독성각결막염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능한 원인이 될 수 있는 약물 사용을 모두 중단해야 한다. 약을 중단할 수 없는 경우는 방부제 성분이 없는 일회용 약제나 비교적 안전한 보존제를 포함한 안약으로 대체해 볼 수 있다. 특히 개봉한지 오래된 안약은 절대 사용해서는 안된다.

심할 경우에는 양막추출물 점안액이나 자가혈청 안약과 같은 성장인자가 많이 포함된 안약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보호용 콘택트렌즈를 함께 사용하거나 양막 이식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평소 인공눈물을 하루 6회 이상 자주 사용할 경우에는 가능한 방부제가 들어있지 않은 일회용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신 개봉하면 24시간 이상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뚜껑을 개봉하고 나서는 한번 사용 후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이승현 대구 삼성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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