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와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금융소비자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폭증에 따라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영업이 어려워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달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엔 '잔금 대출 이자의 터무니 없는 상승을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으로 "2019년 6월 이율 2%대로 중도금 대출을 받았는데 최근 중도금 상환 및 잔금 대출을 하려니 이율이 4%라고 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인은 "지금이 그때보다 기준금리(코픽스·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지표금리)가 낮은데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대출 금리의 기준을 코픽스로 삼는다.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공시한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한 달 사이에 0.13%포인트 오른 1.29%로 1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코픽스는 은행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에 반영돼 추가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5%에 가까워지게 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3.31∼4.839%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5개월여 사이에 1%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이런 상승 폭은 은행들이 대출 금리의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 오름폭의 3배가량 된다.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등을 조정해 대출 자금 조달 비용을 훨씬 웃도는 이자 이익을 거두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들의 예대금리차(잔액 기준)는 지난해 12월 2.05%에서 올해 9월 2.14%로 커졌다. 예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오는 25일 예상대로 추가로 올리면 대출 금리 인상은 다시 한번 탄력을 받고 금융사들의 실적 호조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에 따른 대출 급증으로 막대한 이익을 낸 은행들의 '금리 폭리'를 막아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 청원인은 지난 5일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진행되는 은행의 가산금리 폭리를 막아주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16일 1만4천명 이상이 이에 동의한 상태다. KB금융·신한지주·NH농협·우리금융·하나금융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9월 이자이익만 총 31조3천1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가파른 대출 금리 인상과 관련, 개입보다는 주시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금융당국에서도 관련 상황을 모니터링해서 정말 불합리한 게 있으면 은행 감독 차원에서 하겠지만 금리 수준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정부가 지나치게 개입하기는 제약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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