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반도주하듯 대구 떠났던 오리온스…가스공사 안방서 첫 대결

10년 만에 대구 경기…신·구 연고지 팬 앞서 빅매치
아직도 큰 배신감…한국가스공사. 대구서 반드시 잡고 싶었다
설욕과 함께 순위 뒤집을 기회…니콜슨·김낙현 득점력 기대감

지난 1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KCC에 79대70으로 승리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KBL 제공
지난 1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KCC에 79대70으로 승리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선수들이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KBL 제공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지를 전격적으로 옮겼던 프로농구 오리온스가 10년 만에 대구에서 경기를 치른다.

대구의 현재 연고지 팀인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와 과거 연고지 팀인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연고지 팬들 앞에서 승부를 겨루게 됐다.

가스공사는 17일 오후 7시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오리온스와 2021-2022 KBL 정규리그 홈경기를 치른다.

가스공사가 대구를 연고지로 정하고 홈 경기장을 대구실내체육관으로 선정할 때부터 지역 농구팬들은 이 경기를 고대했다.

과거 1996년 실업팀 '동양제과 농구단'으로 창단했던 오리온스는 1997년 KBL 프로농구 출범과 함께 대구 동양 오리온스로 새롭게 시작했다.

KBL 창단 멤버이자 대구를 연고로 한 팀으로 오리온스는 지역 팬들과 고락을 나눴다.

스포츠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인 한 시즌 최다 32연패의 고난을 겪었던 1998-1999시즌과 김승현과 힉스를 중심으로 창단 첫 통합우승을 한 2001-2002시즌까지, 팀이 힘들 때도, 즐거울 때도 대구 팬들은 대구실내체육관에서 목청껏 오리온스를 응원했었다.

이후 시즌 6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빛났던 오리온스는 2011년 돌연 짐을 싸 들고 도망치듯 연고지를 옮겼다. 대구는 가스공사 페가수스 창단까지 10년간 농구 불모지가 됐다. 대구 팬들은 '야반도주' 하듯 떠난 오리온스에 불쾌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런 사연 속에 현재 대구 연고지 팀과 과거 연고지 팀 간 경기인 탓에 지역 팬들에게는 빅매치다.

가스공사는 지난 13일 전주 KCC 원정경기에서 79대70으로 승리하면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 두경민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잇따르며 개막전 연승의 기세에서는 한풀 꺾였지만 김낙현, 이대헌, 앤드류 니콜슨의 폭발적인 득점력이 되살아나며 치고 올라갈 준비를 마쳤다.

KCC전에서도 두경민의 공백이 있었지만 니콜슨(19점 13리바운드)과 이대헌(12점 12리바운드)이 나란히 더블더블을 달성했고 김낙현은 16점(4어시스트)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가스공사는 7승7패를 기록, 현재 전주 KCC와 리그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오리온스는 8승6패로 가스공사보다 한 계단 높지만 최근 안양 KGC와 서울 SK를 상대로 내리 2연패를 당하며 침체한 상황이다.

상위권 도약을 위해서 가스공사를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지만 가스공사도 홈에서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지난달 16일 고양 원정에서 오리온스를 처음 만나 67대89로 패한 바 있다. 가스공사가 홈에서 설욕과 지역 농구팬들에게 시원한 승리를 안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니콜슨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지난 13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KCC와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니콜슨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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