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몸집만 크고 실속없는 '매머드급' 이재명 캠프

역대 최대 규모에도 힘 못써
민주당 의원 전원 이름 올렸지만 '부산 재미없다' 실언 대응 미흡
우상호 "선대위가 정신 차려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서대문구 청년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청소년·청년 기후활동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이재명 캠프가 매머드급 위용을 자랑하는 것과 달리, 실상은 각자도생식 행보가 팽배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사공이 많은 탓에 배가 산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한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원팀' 기조에 따라 지난 19대 대선 문재인 캠프를 능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대선 캠프를 꾸렸다. 지난 9일 민주당 현역 의원 163명 전원이 선대위에 이름을 올린데 이어, 이날 5차 선대위 인선을 통해 이른바 '기본소득론자'인 강남훈 한신대 교수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 등을 영입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정작 이 후보의 핵심 브레인은 전무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이재명 후보의 '부산 재미없다', '제목이 확 끄는데' 등의 실언에 대해 신속한 대응이 나오지 못했던 것도 캠프 내 '책사 부족' 탓이라는 설명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인 우상호 의원은 지난 15일 TBS 라디오에서 "민주당 선대위가 정신 차려야 한다. 대응 체제에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완전히 상근체제로 (인력을) 동원해 하루에도 몇 번씩 저쪽에 대응하고 비판할 것이 있으면 비판해야 한다"면서 "아직도 (선대위) 사무실에 전체 (실무진들이) 입주해서 돌아가고 있지 않다.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이재명 캠프의 근본 원인을 현역의원이 전원 참여한 '매머드급 캠프' 그 자체에 있다고 지적한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대선 캠프에 여당 의원 전원을 합류시켰다. 물리적 결합은 가능할지라도 화학적 결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라며 "일부 의원들은 내년 대선보다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캠프를 두고 외강내유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윤석열 캠프가 '킹메이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타진하며 여론의 주목을 받는 반면, 이재명 캠프는 그에 필적할 만한 외부 인사를 영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크게 대조된다.

이에 따라 이재명 캠프가 이해찬 전 대표 등 거물급 여권 정치인 영입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여당은 이재명 후보 개인기에만 의존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캠프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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