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6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는 등 당내 주요 인사들과 접점을 늘렸다.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속도를 붙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자당 의원 9명과 점심을 함께했다. 윤 후보가 당의 대선 후보로 최종 선출되고 나서 현역 의원들과 공개 오찬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의원은 이채익·박성중·이만희(영천청도)·김미애·김선교·박성민·안병길·최춘식·황보승희 의원 등으로 9명 중 8명이 초·재선이다.
윤 후보는 당내 경선을 조직선거에서 우위를 차지해 승리했다고 자평하며 대선 승리를 위해 앞으로 2030세대 공략을 위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 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대위 구성 등 현안 관련 논의는 없었고, '원팀'을 이뤄 정권교체를 해내자는 당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윤 후보는 원희룡 전 지사와 이날 조찬을 함께했다. 11·5 전당대회 이후로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 전 지사는 회동에서 윤 후보에게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면서 "선대위 구성도 중요하지만,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구을)·유승민 전 의원에 대해서도 최대한 마음을 돌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도 오찬 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지사와 함께 대선을 치르기로 했기 때문에 전반적인 이야기를 좀 했다"며 "(선대위 인선에 대해) 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이야기했고, 원 전 지사도 어떤 식으로 함께 갈지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다른 후보들을 만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조만간에 찾아뵐 생각"이라며 "저는 만나고 싶은데, (두 사람에게) 불편을 드릴 것 같아 댁으로 찾아뵙거나 하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또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만나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 윤 후보가 이처럼 초·재선 의원부터 굵직한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자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당내 의견 수렴과 함께 안팎으로 역할을 당부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선대위가 발족하더라도 원 전 지사가 조언한 '원팀' 구성은 난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출범식에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가 모습을 드러냈던 것처럼 홍준표 의원이 등장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은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자체적으로 만든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미국 바이든도 나이 80에 대통령 하는데 홍준표도 대선 또 할 수 있다'는 지지자의 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답해 2027년 대선 재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같은 경선 경쟁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이 이날 SNS에 "당원의 본분으로 돌아가서,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쓴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해가 뜨면 달은 저물어야지 백주 대낮에 달이 떠있으면 되겠느냐"는 뒷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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