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대통령 선거 중립'을 약속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15일 윤 후보에게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한 뒤 비공개 면담에서 윤 후보에게 "대통령께서 '선거에 대한 엄정중립을 하겠다'고 말씀 전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 수석은 16일 방송에 출연해서도 "문 대통령이 그런 부분의 의지가 분명하시니 걱정되더라도 믿어 달라 말했다"고 밝혔다.
믿기 어렵다. 문 정권이 선거 중립 파괴에 앞장서 왔기 때문이다.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청와대 참모가 이진석 국정상황실장 등 15명에 이르는 사실은 이를 웅변한다. 그 꼭대기에 문 대통령이 있다는 의심은 여전하다.
4·7 재보궐선거를 40여 일 앞둔 지난 2월 25일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선거 중립 위반이라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는 언행을 했다. 동남권신공항 후보지의 하나인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가슴이 뛴다. (가덕신공항을) 반드시 실현시키도록 하자" 했다. 당시 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가덕신공항의 조기 완공을 공약했었다.
공무원들의 잇따른 여당 줄 대기 행보도 문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2일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과 공무원 1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민주당 대선 공약 개발 관여)로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부하 직원들에게 대선 공약 아이디어 발굴을 지시한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같은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선거 중립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 실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그 첫 번째가 국무총리를 포함해 선거 관리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립적 인사로 교체하는 것이다. 김부겸 총리와 전해철 행안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전 장관은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과 함께 '3철'로 불리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박 장관은 "저는 법무부 장관이기에 앞서 여당 국회의원"이라며 스스로 자리매김을 했다. 일각도 선거 관리를 맡아서는 안 될 인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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