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이 국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경우는 너무 익숙하다. 팔레스타인은 어쩌다 '중동의 화약고'가 되었을까?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 분쟁의 성격과 기원을 '정착민 식민주의'로 규정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학살하고 미국을 세운 것처럼 영국과 미국 등 열강을 등에 업은 유대인들의 '시온주의'가 팔레스타인 원주민을 몰아낸 뒤 정착민으로서 밀고 들어왔기 때문에 오늘 날 두 나라는 100년간 충돌을 이어오고 있는 셈이다.
1917년 밸푸어 선언부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현재 가자지구 공격까지 여섯 번의 결정적 시기를 날카롭게 들여다보는 이 책은 그 자체로 '정착민 식민주의 이해를 위한 탁월한 틀'을 제공한다. 저자는 1960년대 중반 10대 시절에 우리나라에서 3년간 살았던 적도 있다. 이 시절에 그는 일본 식민 지배에 맞선 한국인의 투쟁에 관한 책들을 탐독하기도 했다.
작금의 중동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국이 다르다. 국익에 따른 이해득실이 선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언제까지나 '식민주의'였다. 팔레스타인에 사는 94%의 아랍 주민 대신 6%의 유대인에게 땅의 권리가 넘어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이후 유대인들이 새로운 정착민으로 밀려들고, 쫓겨난 원주민들은 팔레스타인 외곽과 주변 아랍 국가의 난민촌에 둥지를 틀고 잃어버린 땅을 찾기 위해 투쟁에 돌입했다. 그렇게 100년을 끌어온 것이 바로 지금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이다.
저자에 따르면 이 분쟁은 세 경로를 걸을 수 있다. 원주민이 완전히 밀려나고 삭제되거나, 팔레스타인이 독립하거나, 두 민족이 아슬아슬하게 공존하는 길을 택하는 경우의 수가 있다. 그 어느 것도 쉽게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팔레스타인인들도 민족적 목표를 어디에 둬야 할지 공구한다. 또 팔레스타인 내부의 자성도 요구된다. 내부 분열과 무모한 저항으로의 몰두는 지양해야 한다. 팔레스타인이 세계인의 지지를 받으려면 상호인정, 평등과 정의를 원칙으로 국제사회를 자기네 편으로 만들어야 할 노력이 절실하다. 국제정치는 무엇보다 힘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448쪽, 2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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