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했을 때..."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수원캠퍼스(현 국제캠퍼스)를 분교라고 지칭해 구설에 오른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거에도 모교를 '지방대'라고 표현한 것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방대는 주로 비(非)서울권 소재 대학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스스로를 '지방대 출신'이라 표현한 것이 부족한 학벌에도 공영방송 아나운서로 입사해 현재 국회의원으로 재직 중인 자신의 성취를 돋보이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고 의원의 '지방대 출신' 발언은 2017년 5월 남편인 시인 조기영 씨와 함께 펴낸 책 '당신이라는 바람이 내게로 불어왔다'에서 등장한다. 고 의원은 "하나하나 적어도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며 "지방대 출신으로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했을 때 (중략) 두려움을 떨치고 힙겹게 내린 선택의 결과들이었다. 내 인생의 전체를 건 도전이었고"라고 적었다.
고 의원의 '지방대 출신' 발언은 그 해 2월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나온다. 그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합류 직후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의원은 "전 지방대 출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전 경희대 출신이지만 수원에 있는 국제캠퍼스를 나왔기 때문에. 저 같은 사람이 계속 나와줘야 하는데 저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를 예고하며 "분교였던 경희대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제2, 제3의 고민정이 탄생하도록 동료 의원님들의 공동 발의를 요청드린다"라고 했다.
이를 두고 경희대 동문들은 '국제캠퍼스를 분교라는 명칭으로 격하시켰다'는 취지로 비판을 쏟아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온:ON' 측도 지난 15일 성명문을 올려 "자신의 정치적 스토리텔링의 극적 선전을 위한 발언이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격하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일부 경희대 재학생들은 고 의원에게 항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고 의원은 이런 항의 문자에 1천600자 분량의 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국제캠퍼스 졸업생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다 느끼신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모교의 위상을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있었을 거란 생각은 거둬달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학력란에 '경희대'로만 기재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조사받은 일화를 전했다. 그는 저서에서 자신의 모교인 경희대 수원캠을 지방대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고 소명했고, 이에 따라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경희대 국제캠퍼스는 서울캠퍼스와 위치만 다른 '이원화 캠퍼스'다. 공과대학, 외국어대학 등 서울캠퍼스 일부 단과대가 이전해 설립됐다. 두 캠퍼스는 2011년 하나의 대학으로 완전히 통합됐다. 고 의원은 1998년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국어학과(입학 당시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해 2004년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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