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A(65) 씨는 계단에서 떨어져 경추를 다쳐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그곳에서 치료를 받던 중 심장 대동맥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월 관련 수술을 받은 뒤 회복을 하던 중 갑자기 가래가 기도로 넘어갔다. 그 상황에 구토까지 일어나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갔다. 병원 의료진은 기도삽관을 통해 기도에 찬 물질을 빼내려 했으나 결국 실패했고 A씨는 끝내 숨졌다.
이에 A씨 유족들은 대학병원을 상대로 배상을 요구했고, 병원은 책임을 다했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알게 돼 A씨 사망 사건을 중재에 맡겼다.
이에 중재원은 "의료진이 책임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마지막 기도삽관 실패는 병원에도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병원은 A씨 유족에게 일정 부분의 위로금을 지급하라"고 조정 결과를 밝혔다.
의사와 환자 사이의 의료분쟁을 조정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분쟁조정 회의가 1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대구테크노파크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A씨 사건을 비롯해 모두 3건의 분쟁조정이 이뤄졌다. 나머지는 ▷유방암 조직검사 중 양쪽 유방에 3도 화상을 입은 사건 ▷유방암 수술 후 고주파 온열치료를 받다 3도 화상을 입은 사건 등이었다.
의료분쟁조정중재제도란 지난 2012년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만들어졌다. 의료사고 분쟁을 보건의료인과 법조인,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로 구성된 5명의 감정위원이 조사와 과실·인과관계 규명 과정을 거쳐 조정안을 내놓는다.
이를 통하면 3~6개월 사이에 조정 또는 중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평균 26.3개월이 걸리는 법정 소송보다 짧은 시간이다. 여기서 결정된 조정과 중재 결정은 재판상 화해 또는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법적 보장도 받을 수 있다.
임주현 의료분쟁조정중재원 부산지원장은 "만약 조정이나 중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정 소송으로 진행을 한다 해도 법정에서 중재원의 감정 결과를 존중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므로 의료분쟁조정제도를 이용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재는 서울 본원과 부산지원 2곳에서 의료분쟁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지방의 의료분쟁업무는 부산지원에서 맡는다. 의료분쟁 조정과 중재 신청은 홈페이지와 전화로 가능하며, 무료다.
임주현 지원장은 "이 제도는 법정 소송으로 가기 어려운 의료분쟁 당사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조정기일 확대 등으로 의료분쟁 해결에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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