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49> 골프 연습 단계

평생 백돌이로 살래? 싱글 한번 가봐야지!

프로골퍼 박주영이 최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샷 하고 있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프로골퍼 박주영이 최근 경기 여주 블루헤런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21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1라운드 1번 홀에서 아이언샷 하고 있다.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골프에 입문하면 여러 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된다.

첫 번째는 '똑딱이' 연습이다. 골프클럽을 휘둘러 골프공을 맞추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립 잡는 법을 배워 연습하다 보면 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쓰다 보니 손에 물집 잡히기 십상이며, 온몸이 근육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골프공 위로 휙 지나가는 스윙을 하는 경우도 많다. 보이는 것보다 스윙을 직접 해보면 골프공을 앞으로 보낸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장 지루한 시간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백돌이'다. 똑딱이 연습을 거쳐 아이언과 드라이버 연습을 하다 보면 필드 데뷔의 시간이 다가온다. 친한 친구, 지인의 손에 이끌려 골프장으로 향한다. 그린 위에서 처음 티샷을 하던 순간의 그 긴장감은 모든 골퍼는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머리는 하얘지고 헛스윙을 하거나 제대로 맞지 않아 몇 미터 굴러가는 상상을 하며 추운 겨울이라도 온몸은 식은땀이 흐른다. 골프장과 연습장을 오가며 유튜브 채널에서 레슨프로그램을 구독하다 보면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첫 번째 관문이 찾아온다. 100타를 깨는 것이다. "몇 개 치세요?"라는 질문에 완전 초보는 "못 쳐요"라는 답이 돌아오고, 몇 개월의 연습 시간과 여러 번의 필드 경험을 쌓은 초보는 "백돌이 입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초보도 둘로 나뉘는 것이다. 골프는 100개에서부터 10개 단위로 타수가 의미가 있다.

'백돌이' 단계에서 두 가지 길로 나뉜다. '만년 백돌이'와 90대 타수를 위해 계속 연습하고 기회가 될 때마다 골프장에서 본인의 부족한 점을 깨닫는 과정이다. 상당수는 골프라는 운동에 흥미를 쉽게 가지지 못하고 늘지 않는 실력과 동반자의 시선에 대한 부담감으로 슬그머니 골프백을 창고에 처박아 둔다. 반대로, 여러 가지 이유로 골프를 즐기는 사람은 이때가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된다. 연습한 만큼, 골프장을 방문한 횟수만큼 타수가 줄어드는 것을 바로 체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체기가 갑자기 찾아온다. 고상하게 '입스'라는 표현까지는 아니더라도 골프에서 가장 큰 산이 버티고 있다. 꾸준히 연습하고 골프장을 다니지만 타수는 줄지 않고 오히려 느는 경우도 왕왕 있다. 백스윙이 잘못된 것인지, 머리를 고정시키지 못하는지, 임팩트에 문제가 있는 건지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지금까지 맞다고 믿고 있던 사실들이, 잘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연기처럼 사라지고 모든 샷을 하기 전에 머릿속은 부정적인 생각과 불안감이 자리 잡는다. 이때, 문제를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면, 자칫 골프 재미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또한 이 과정이 중요한 이유가, 연습과 실전으로 고난의 시간을 이겨내는 골퍼는 '싱글'의 길에 접어들게 된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골프를 쳐도 보기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진다.

많은 골퍼가 우스갯소리로 공부를 골프 하듯 했으면, 명문대는 떼놓은 당상이라고 한다. 모든 일에는 그만한 과정이 꼭 존재한다. 그 시간을 훌륭히 극복하고 즐기는 사람은 본인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모든 골퍼에게 찾아오는 시간에 낙심하고 포기한다면 사무실이나 집 한 켠을 빛내줄 '이글', '홀인원' '싱글' 등의 기념패는 평생 받아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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