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짧았던 6년이라는 시간. 나에게, 우리 가족에게 더할 나위 없이 소중했던 딸기야. 니가 고양이별로 떠나 간지 벌써 네 달이 더 지났네. 이미 집에 살고 있었던 고양이가 외로울 까봐 둘째를 들이기 위해 알아보던 중에 너희를 알게 되었지. 한 마리만 입양하려 했던 우리 가족은 두 마리였던 너희 형제를 갈라놓을 수 없었기에 고민 끝에 결국 우리 식구가 둘이 더 늘어났지 뭐야. 너는 얼굴에 점이 하나라서 딸기. 같은 날 먼저 태어났다던 다른 아이는 얼굴에 점이 두 개라서 쿠키.
처음 마주한 너희는 정말 작고 소중했고, 건강하게만 잘 지내줬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어. 정말 겁 없었고, 천진난만 했던 너희들이 중성화 수술 후로 사람 발소리만 들리면 숨어서 불안해하고 늘 주눅 들어있던 모습을 볼 때마다 얼마나 자책했는지 몰라. 그 차가운 수술대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말을 할 줄 아는 나도 수술대는 무섭고 힘든데, 너희는 오죽했을까.
그래도 주인이라고 살갑게 대해주고 만지면 골골송 부르며 좋아 해주고, 가끔은 너희가 되려 나와 놀아주기도 했지. 돌이켜 보니 해준 것도 없으면서 나는 너희로 인해서 늘 위로받고 행복했던 거 같네. 어릴 때부터 고양이들과 많이 생활했지만, 밖에서 활동하는 고양이들이라 내가 해줄 수 있던 건 그저 가끔 밥 주는 것 뿐이었어. 집에서 키웠던 첫 고양이들이어서 그런지 제대로 된 지식이 없던 채 너희를 마주했었지. 그래서 더욱 딸기에게 해준 게 없었던 거 같아서 자꾸 그게 마음에 걸린다.
딸기가 가고 나서야 알았어. 내가 정말 아는 것도 없이 너희를 대하고 있었구나 싶더라고. 그래서 지금 곁에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딸기 몫까지 잘해줄려고 더욱 노력하고 있는 중이야. 누나 너무 원망하지 말아주라! 허무하게 너를 보내주고 돌아오는 길 내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
그저 손 쓸 틈도 없이 가버린 너기에 더 허망하고, 속상하고, 마음이 뒤틀린다는 말 밖에. 병원 탓을 하면 내 마음이 좀 나아질까, 그냥 다 내 잘못이다 하고 자책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엉엉 울기만 했었어. 다른 아이들보다 늘 건강하고 애교 많던 우리 딸기가 제일 먼저 빛나는 별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늘 건강했던 너여서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나보다.
더 좋은 것만 해주고 싶고 더 맛있는것 주고 싶고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아직 내 눈에는 너무 어린 너라서 더 속상하다. 집에 왔을 때 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려 주던 딸기가 자리에 없어서 한참을 멍하니 쳐다만 보고 있었어. 아가야!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이제 보고 싶어도 못 보고 애교 많던 목소리 듣고 싶어도 못 듣는 게 제일 슬프다.
별나라에서는 아프지 말고, 맛있는 간식도 많이 먹고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나서 나중에 누나한테 자랑해줘. 우리 가족으로 내 동생으로 와줘서 너무 고마웠고 너무 행복했어. 딸기야 많이 사랑하고, 좋은 곳 가서 신나게 뛰어 놀며 행복하게 살면서 누나 기다려줘. 너무 소중한 내동생 딸기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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