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코로나 빚 갚으려 또 1.0% 대출 받아야 하나"

손실보상금 제외 업종 초저금리 대출 우려 쏟아져
일상 복귀 기반 취지인데 오른 금리부터 '돌려막기'
정부 의도 무색해 질수도

소상공인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광주 북구청에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접수처가 차려졌다. 연합뉴스
소상공인의 날을 하루 앞둔 4일 오전 광주 북구청에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접수처가 차려졌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부터 지급하기 시작한 소상공인 손실보상금에서 제외된 여행·관광·숙박 등의 업종을 대상으로 초저금리 대출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지자, 이들 제외 업종 사이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안그래도 대출이 많은데 또다시 빚을 져야 하느냐"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23일 '손실보상금 제외 업종'에 대한 지원 대책으로 연 1% 초반대의 초저금리 대출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제외 업종은 여행, 관광, 숙박, 공연, 미술·박물관, 키즈카페, 결혼·장례식장, 실외체육시설 등이다. 대출한도는 1천만~2천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초저금리 대출의 취지는 코로나19 타격에 따른 저조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금 기반을 마련하라는 것이다. 가령, 줄여왔던 직원을 새로 고용하거나 인테리어 등 공사 비용에 충당하는 식이다.

하지만 정부 의도와 다르게, 초저금리 대출은 기존 코로나19 대출을 받아왔던 소상공인들이 대출을 '돌려막는' 임시방편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구에서 숙박업을 하는 정모 씨는 "코로나19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로 받아왔다. 최근엔 대출금리가 높아져 기존 대출 이자 갚기도 무섭다"면서 "대출금리가 높아지니 초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건 생색내기용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출을 해준다면 기존 대출 갚는 데 써야 할 것 같다. 신용대출이 엉망인 상황이라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제외 업종에 대한 현금성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외 업종 피해 정도를 집합금지·집합제한을 받은 업종을 보상하는 손실보상금처럼 정형화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손실보상금을 일평균 손실액에 '방역조치 이행일수'와 보정률을 곱한값으로 산정하는데, 제외 업종은 오후 9시 또는 오후 10시까지 등 기존 영업 시간 제한을 적용받지 않았다.

다만 정부는 초저금리 대출뿐 아니라 제외업종 대상 바우처와 소비쿠폰 등을 발행할 방침이다. 소비 진작을 통해 제외업종을 추가적으로 돕겠다는 것이다. 연말을 맞아 제외업종을 대상으로 각종 할인·이벤트를 제공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 배너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
  • 배너
  • 배너
  • 배너
  • 배너
  •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