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가히 열풍이다. 유례없는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내년 대선에서 'MZ세대'가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로, 통상 2030세대를 일컫는다.
그래서인지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은 이들의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한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를 차용한 '매타버스', BTS 히트곡에서 따온 '다이너마이트 청년 플랫폼'에서부터 위치 정보 시스템(GPS)을 장착한 '청소차'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전우치 유세'까지 젊은 층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아이디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주말마다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에 올라 전국을 누비고 있고, 국민의힘도 '청년과 소통하는 차'라는 의미의 '청소차'를 만들어 본격 선거 유세가 시작되면 이준석 대표는 운전석에, 윤석열 대선 후보는 조수석에 앉아서 전국 곳곳을 누빈다는 계획이다.
내년 3·9대선을 100일여 앞둔 시점에서 2030세대가 이처럼 정치판 전면에 등장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한 정치평론가는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청년층은 퇴장적 투표 행태가 강했지만 이번 대선에서만큼은 적극 투표층으로 돌변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유는 뭘까? 여러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해 보면 유례없는 집값 폭등, 취업난 등으로 청년층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된 가운데 '예측 가능한 삶' '노력으로 성취 가능한 삶'에 대한 갈망이 강해지면서 자신들을 직접 대변해줄 수 있는 후보를 청년층이 직접 나서 저울질하고 있다는 얘기로 요약된다.
특히 2030세대는 지난 4·7 재·보궐선거와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위한 6·11 전당대회 등에서 표심의 위력을 맛보기도 했다. 다른 정치평론가는 "조국 사태로 폭발한 2030의 불만이 4·7 재보선을 통해 제도권으로 반영되면서 이들이 생애 첫 정치 효능감을 느꼈다. 자신들이 목소리를 내야 세상이 바뀐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했다.
또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2030 표심의 실제 위력은 얼마나 될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이 거듭될수록 2030의 투표율과 5060 투표율의 격차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연령별 투표율에서 최저 20대(46.6%)와 최고 50대(76.6%)의 격차는 무려 30%포인트(p)였다. 하지만 2012년 18대 대선에선 최저 20대(68.5%)와 최고 50대(82.0%)의 격차는 13.5%p로 크게 감소했고, 2017년 19대 대선에선 최저 30대(74.2%)와 최고 60대(84.1%)의 격차가 한 자릿수인 9.9%p까지 줄어들었다.
정치권에선 2030세대들이 최근 다양한 미디어 채널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정치적 의견 분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본다. 이런 현상을 자극한 것이 이준석 돌풍이고, 여기에 초점을 맞춘 사람으로 국민의힘 당내 경선 때 홍준표 의원을 꼽는다.
이번 대선 정국에서도 2030의 정치적 참여가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표심을 누가 사로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이재명 후보가 중심이 된 민주당 '이재명 선대위'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통합형 선대위'가 이번 주 일제히 본격 시동을 걸었다. 두 후보 모두 내년 대선을 향해 이렇게 외쳐야 할지도 모른다. "민지(MZ)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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