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은 하나의 감각이다. 우리의 생각감각은 우리를 무한한 가능성들 및 실재성들과 접촉시킨다. 바꿔 말해, 의미장들과 접촉시킨다. 우리는 대단히 높은 해상도로 우주의 심층구조를 숙고할 뿐 아니라 정신의 가장 깊은 곳들, 미술의 역사, 십자 단어 퍼즐, 기타 수많은 것을 숙고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의 생각감각은 특별하다.'(책 291쪽)
우리 '인간'은 두 가지 속성을 지니고 있다. 하나는 진화를 통해 발생한 생물 종으로서의 '인간동물'이며, 다른 하나는 자신이 누구이며 혹은 무엇인지를 그리는 '인간상'이다.
인간은 생물학적 존재로서 늘 생존이라는 과제에 맞서 왔으며 삶 속에서 생존과 관련된 문제들을 제기한다. 반면 컴퓨터 프로그램에는 생존이 관련된 문제가 없다. 살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은 자기를 규정하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독특하다.
저자는 책에서 이처럼 인간의 제일특성인 '생각'에 대한 철학적 논변을 설파하고 있으며 기술은 인간의 생각하는 능력을 결코 모방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현대는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태블릿 등 휴대용기기들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각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생각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라는 질문은 철학 자체만큼이나 여전히 유효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생각감각은 진화의 산물이며 우리의 개념은 역사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다.
우리 시대에 만연한 두 가지 사유 오류는 우리가 실재를 이러저러하게 위조하므로 있는 그대로의 실재를 결코 파악할 수 없다고 여기는 구성주의적 견해와 인간의 생각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정보처리 과정이라고 여기는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신뢰에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우리가 실재를 있는 그대로 인식할 수 있다는 신실재론을 통해 구성주의적 견해를 물리치고,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의 복제본이 아닌 단순한 사유모형임을 밝혀 디지털 기술의 절대적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568쪽,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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