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중은행 가계대출 상품 판매 재개·기준 완화…실수요자 '숨통'

하나 신용대출 및 주담대 판매 1개월여만에 재개
KB 잔금대출 'KB시세', '감정가액' 순차적용 가능
농협은행 무주택자 대상 신규 주담대 재개 검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취급 재개 및 기준 완화에 나서면서 실수요자의 가계대출에 다소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가운데 꼭 필요한 대출은 열어놓는 차원이지만 전체적인 억제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23일 (오후 6시)부터 모든 신용대출 상품과 비대면 대출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 하나원큐 아파트론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상가,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담보 구입자금 대출도 내달 1일부터 판매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최근까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총량제의 영향을 받는 가계대출증가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된 덕분에 연말쯤 재개를 검토했던 대출상품 판매를 한달쯤 앞당겨 다시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들 상품 판매를 한시 중단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제외한 전세대출과 집단자금대출, 서민금융상품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가계대출이 사실상 막혀 있었다.

KB국민은행은 입주잔금대출 담보 기준을 완화했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집단대출 중 입주 잔금대출의 담보 기준을 기존 'KB시세'와 '감정가액'(KB시세가 없는 경우)을 순차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잔금대출 담보 기준을 기존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을 적용하면서 한도가 대폭 줄어들었다.

전세자금대출에서도 상환 방식 가운데 '일시 상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부 지침을 변경했다. 일시상환은 이자만 내다가 대출 만기에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방식으로 초기부담이 적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주택금융공사와 서울보증보험이 담보하는 전세자금대출에 대해 '혼합 상환'과 '분할 상환'만 허용, 최소 원금의 5%이상을 분할 상환토록 안내하다 일시 상환 방식을 부활시킨 것이다.

NH농협은행도 다음 달부터 대표적 실수요자인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재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이(작년 말 대비) 7%를 넘어서자 신규 담보대출을 전면 중단한 뒤 지난달 18일에야 전세자금대출만 다시 시작했다. 다만 비주택담보대출 등 나머지 상품에 대한 중단 조치는 이어갈 전망이다. 대환대출 중단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재개 및 기준 완화 움직임에도 여전히 대출 받을 길이 험난한 것은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에게 꼭 필요한 대출만 이뤄지도록 하자는 금융당국의 기조가 여전하다"며 "숨통이 조금 트이긴 했지만 대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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