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도교육청, 4차 산업 대비 '체험중심 교육' 벤치마킹 사례로 떠올라

'수포자' 근절 위한 대책 마련… 체험과 놀이 통해 관심도 상승 유도
첨단 과학 포함된 체험 교육 환경… 경북을 전국 발명의 메카로 탈바꿈

경북 구미에 위치한 경북도교육청 메이커교육관은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개관했다. 사진은 학생들이 체험수업을 하는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경북 구미에 위치한 경북도교육청 메이커교육관은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개관했다. 사진은 학생들이 체험수업을 하는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호기심이 강하고 창의적인 학생을 만들자!"

경북도교육청은 창의적인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래사회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체험 중심의 인공지능·수학·메이커·발명 교육센터를 설립하는 것도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해 체험 중심 교육을 강화하려는 시도다. 도교육청의 이런 교육 전략은 다른 시·도교육청의 벤치마킹 사례로도 활용되는 등 큰 성과를 내는 중이다.

경북교육청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 있던 옛 풍천중학교 부지를 활용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지난 10월 개관했다. 이곳은 자연과 동화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이 수학을 체험과 놀이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김영진 기자
경북교육청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 있던 옛 풍천중학교 부지를 활용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지난 10월 개관했다. 이곳은 자연과 동화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이 수학을 체험과 놀이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교육청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 있던 옛 풍천중학교 부지를 활용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지난 10월 개관했다. 이곳은 자연과 동화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이 수학을 체험과 놀이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김영진 기자
경북도교육청은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 있던 옛 풍천중학교 부지를 활용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지난 10월 개관했다. 이곳은 자연과 동화라는 주제를 통해 학생들이 수학을 체험과 놀이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김영진 기자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방문해 학생들의 체험 과정을 파악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이 안동수학체험센터를 방문해 학생들의 체험 과정을 파악하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제공

◆수학체험센터로 '수포자' 근절… 현실성 있는 대책으로 호평

해마다 과학기술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현대 사회에서 수학은 근간이 되는 학문이다. 그런 만큼 그 중요성은 따로 말할 게 없을 정도다. 하지만 수학을 포기한 학생을 이르는 말인 신조어 '수포자'는 언젠가부터 우리나라 수학 교육의 현실을 생생하게 대변하는 말이 됐다.

많게는 국내 중고생의 절반이 수포자라는 얘기도 들려온다.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학문'이라는 수학을 무려 절반에 이르는 학생이 포기하는 현실 속에 도교육청은 수포자를 줄이기 위해 현실적인 대책을 내놨다.

수학문화관과 체험센터를 구축하는 게 그것이다. 수학의 원리를 학생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체험·탐구·실습 중심의 체험공간에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도교육청은 경북을 구역별로 나눠 안동(북부), 경산(남부), 상주(서부), 칠곡(중부)에 내년 상반기까지 수학체험센터를 준공할 계획이다. 특히 안동수학체험관은 안동시 풍천면에 있는 옛 풍천중학교 건물을 활용한 것으로 지난달 정식 개관해 학생들이 이용 중이다.

안동은 자연과 동화 속의 수학을 모티브로 전시실을 구성했다. 경산은 수학과 메이커 센터를 동시 구축해 융합 교육이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상주는 피타고라스 삼각형을 형상화한 외형과 교과서 속 수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칠곡은 '지오데식 돔(Geodesic Dome)'을 포함한 기하학적 공간과 체험물 제작·실습 공간을 갖추는 등 체험센터별로 차별화한 소재와 디자인을 적용했다.

도교육청 수학문화관은 포항에 있는 현 경북과학고 부지에 들어선다. 2024년 9월 준공하는 게 목표다. 센터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의 학생들을 위해서는 이동형 수학 버스(찾아가는 수학 교실)를 운영하고, 지역의 수학과 관련한 축제도 지원한다.

경주 황남초등학교 부지에 조성되는 경북도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의 조감도. 경북도교육청 제공
경주 황남초등학교 부지에 조성되는 경북도교육청 발명체험교육관의 조감도. 경북도교육청 제공

◆상상을 현실로…전국 최초 메이커교육관·발명체험교육관

도교육청은 '상상을 현실로'라는 주제로 '경북형 메이커교육'도 추진해 호평을 받고 있다. 학생들이 상상하고 생각한 것을 다양한 도구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여 직접 제작해 보고,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게 메이커교육이다.

지난해 7월 도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구미 새마을운동테마 공원 부지에 예산 40억원을 투입해 '경북도교육청 메이커교육관'을 개관했다.

이곳에는 가상현실(VR), 롤링 볼,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내 마음대로 분해하고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코너가 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목공, 3D프린팅, 그래픽 디자인, 피지컬컴퓨팅 등 다양하다. 지난 7월 개관 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1만명 이상 이용하는 등 호응도 좋다.

지난해 북부메이커교육센터 개소식에 임종식 경북도교육감과 내빈 등이 참석해 행사하는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지난해 북부메이커교육센터 개소식에 임종식 경북도교육감과 내빈 등이 참석해 행사하는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또 지난해 8월에는 안동에 북부메이커교육센터도 개관, 도자기·한지 공예 등 전통공예와 연계해 특화된 메이커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4월에는 경산 옛 성암초등학교 부지에 남부메이커교육센터가 문을 연다. 여기선 드론과 로봇, 코딩 등 첨단과학기술이 필요한 제작수업을 한다.

도교육청은 특허청과 공동으로 다음달 경주에 있는 옛 황남초등학교 부지에 전국 최초로 '발명체험교육관'을 준공한다. 지난 2018년 특허청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행해온 것으로 모두 214억4천만원(국비 42억9천만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김정한 경북교육청 창의인재과장은 "내년 1월 발명체험교육관이 문을 열면 경북이 대한민국 발명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하게 된다. 지식재산권 창출을 위한 체계적인 발명교육이 시행될 것"이라며 "여기서 특화된 전시체험교육, 발명교육 강사 인력 양성, 발명교육 정책연구 등도 진행된다"고 했다.

의성 봉양중학교 내 조성된 인공지능(AI) 교육센터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체험하는 학생들의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의성 봉양중학교 내 조성된 인공지능(AI) 교육센터에서 인공지능 교육을 체험하는 학생들의 모습. 경북도교육청 제공

◆거점학교 통한 AI 교육 활성화 추진

인공지능(AI) 교육센터도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다양한 체험형 교육사업 중 하나다. 5억원을 투입해 지난 4월부터 의성 봉양중학교 내에 개관한 인공지능 교육센터는 초·중학생들 대상으로 학기 중 AI체험교육을 시행 중이다.

교육은 인공지능 반려 로봇 만들기 등 10여 개 이상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원 연수, 학부모와 지역민 교육 등도 진행해 인기를 끌고 있다. 게다가 AI 교육 교구 대여 사업도 운영해 교육 대상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도교육청은 AI 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AI 교육 선도 학교 53곳(초 22곳, 중 14곳, 고교 15곳, 특수 2곳)을 선정하기도 했다. 선정된 학교는 AI 교육 수업 모델 개발과 우수 사례 발굴·확산을 위한 지역별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공모를 통해 안동고와 안동중앙고, 포항제철고, 북삼고, 사동고 등 AI 융합교육 중심 고교 5곳을 선정해 AI, 데이터 과학 분야의 기초·기반 교육과정을 중점적으로 운영 중이다. 3년 간 26단위 이상의 'AI 융합 과목'편성해 재학생들의 AI융합 교육의 기회와 선택의 폭을 넓혔다.

도교육청은 교원의 AI 융합교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6개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융합교육 교육대학원 과정을 개설·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개 대학에 46명이 이 과정에 재학했고, 올해는 47명을 추가 선발해 운영 중이다.

이 밖에도 미래핵심기술(AI+)교육 학교 선정, 교사연구 동아리, 교원 연수·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AI 교육 분야에서 혁신을 주도할 전문 인력 양성 및 학교 중심 AI 융합교육 기반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경북형 미래 컴퓨터 교육실 시범 구축 등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모델과 환경을 발굴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학생들이 수학·발명·메이커교육체험센터 등에서 교구를 조작하는 활동을 통해 수학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 논리적 사고력과 추상적 사고력 등 생각의 폭을 넓혀 나가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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