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인 없는 국힘 선대위? 물밑 조율로 막판 극적 합류 가능성도

'원톱' 권한 두고 이견…김종인, 김병준 위원장 임명에 불편한 감정 드러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왼쪽)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만화로 읽는 오늘의 인물이야기 '비상대책위원장-김종인'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비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를 지휘할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에도 선대위 합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김 전 위원장 답을 기다리겠다"고 했지만, 그는 "일상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후보 측에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기류가 흐르면서 '김종인 합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일각에서는 양측 간 물밑 조율 움직임도 감지돼 김 전 위원장이 극적 합류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윤 후보의 김병준 상임 선대위원장 임명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은 김병준 위원장이 선대위에서 자신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김종인 박사께서 며칠 생각하시겠다고 하니까 저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공은 김 전 위원장에게 넘어가 있고, 새로운 제안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됐다. 윤 후보 측 인사는 "김병준 위원장을 다른 자리에 배치하라는 요구는 후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윤 후보는 전날 주변에 "후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야 되겠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김 전 위원장이 후보 권위를 흔드는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 갈등은 특정 인사에 대한 불만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근본적으로는 대선 캠페인 방향을 둘러싼 충돌이 본질이란 시각도 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말고도 김병준 위원장이나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원회를 맡기기로 한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도 선거 캠페인의 축으로 삼으려 한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의 뜻을 충실히 따를 인사들을 선대위 주요 자리에 배치해 선거 캠페인을 자기 구상대로 끌고 가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의도 차르'라 불리는 김 전 위원장이지만 윤 후보도 '선거의 중심은 후보'라는 생각을 굽힐 뜻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윤 후보 측에선 일단 '김종인 없는 개문발차'도 검토하고 있다. 총괄 선대위원장을 비워 놓고 선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윤 후보 측근은 "김 전 위원장은 필요한 분이지만 후보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도 리더십에 치명적"이라고 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당의 모든 사람은 선거 승리를 위해 후보의 생각을 따른다"며 "모든 선거는 후보의 선택대로 흘러가고 후보가 무한책임을 진다"고 했다. 이 대표 측근은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도 후보에게 있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다만 이날 오후 들어 윤 후보 측 인사가 김종인 전 위원장을 만나 선대위 참여를 설득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양측 간에 어느 정도 조정이 이뤄진다면 윤 후보가 최종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윤 후보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돼온 장제원 의원이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 곁을 떠나겠다"고 밝힌 것도 김 전 위원장 합류 명분을 만들어주면서 윤 후보 입지를 강화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윤석열의 무대에서 윤석열 외에 어떤 인물도 한낱 조연일 뿐"이라며 "후보님 마음껏 인재를 등용하시고 원톱이 돼 전권을 행사하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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