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24일 오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의의 화환이 뒤늦게 '가짜'로 들어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진짜 화환은 같은 날 밤에 도착했다.
앞서 '前 대통령 박근혜'라고 적힌 화환은 이날 오전 빈소에 도착한 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화환 옆에 자리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1시 50분쯤 박 전 대통령이 보낸 화환은 아직 배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족 측은 가짜 화환을 황급히 치웠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오후 4∼5시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오전에 도착한 조화는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가 없고, 대통령이 보낸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조화는 예정보다 늦은 이날 밤 8시 33분쯤 빈소에 들어섰다.
진짜 조화는 '전(前) 대통령'이라는 문구 없이 '박근혜' 세 글자만 달렸다. 가짜 화환이 놓였던 반 전 총장 화환 옆에 다시 자리했다.
가짜 화환 발신자 정체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유 변호사 역시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화환 소동으로 전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얽히고 설킨 인연도 다시금 주목 받고 있다.
1976년 전 전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로 발탁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퍼스트레이디 대행'이었다.
1979년 10·26 사태 직후 합동수사본부장이던 전 전 대통령은 청와대 금고에서 찾은 6억원을 선친을 여윈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이 6억원은 2012년 18대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은마아파트 30채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지적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받은 것인데 저는 자식도 없고 아무 가족도 없는 상황에서 다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악연'으로 이어졌다.
12·12쿠데타로 정권을 잡아 정통성이 없었던 5공 정부가 민심을 얻기 위해 박정희 정권과의 선 긋기에 나서면서다.
이후 6년간 박 전 대통령은 부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추도식도 공개적으로 참석하지 못했고 18년간 사실상 은둔의 삶을 살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8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로 선출됐을 때 취임 인사차 연희동 자택으로 전 전 대통령을 찾아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씨를 겨냥했다. 2013년 7월 전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 의지를 강하게 밝혔고, 검찰은 연희동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고 수사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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