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0개월 만에 막 내린 '제로 금리' 시대(종합)

금통위 기준금리 0.75%서 1.00%로 추가 인상, 지난 8월 이후 3개월만
물가상승, 가계대출 증가, 자산가격 거품 등 문제점 대응
"긴축이 아닌 정상화, 내년 초 추가 인상 가능성 열려 있어"

단 하루 만에 0.2%포인트(p)나 뛸 정도로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고 수준은 이미 5%대 중반에 이르렀다.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2일 오후 서울 시중은행. 연합뉴스
단 하루 만에 0.2%포인트(p)나 뛸 정도로 최근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이례적으로 빠르게 오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고 수준은 이미 5%대 중반에 이르렀다. 은행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기준금리 인상, 기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뛰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은 2일 오후 서울 시중은행.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25일 금리 인상을 발표하며 0%대까지 떨어진 기준금리가 20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코로나 사태가 부른 초저금리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는 가운데 내년 초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5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연 0.75%인 기준금리를 1.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3월 16일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고, 5월 28일 0.25%p 또 낮췄다. 금통위는 지난해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 7월 9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지난 8월 0.25%p 인상한 것에 이어 이날 0.25%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금통위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 것은 시중에 자금이 많이 풀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물가상승 우려가 커진 것은 물론이고 가계대출 증가, 자산가격 상승에 0%대 초저금리 영향이 컸다는 게 중론이다.

올들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2.3~2.6%를 유지하다 지난달에는 결국 3.2%를 기록하며 3%선을 뚫고 치솟았다. 2012년 1월(3.3%) 이후 최대 상승률이었다.

9월 말 기준 가계 신용 잔액 역시 1천844조9천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3분기에만 주택 담보대출을 중심으로 36조7천억원이 증가한 가운데 금통위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기류가 일었다.

기준금리 인하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에서 비롯된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한은의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국내에서 7월 초부터 코로나19 4차 유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으로 소비가 회복되며 추후 경기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논리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연 1%대로 올라선 기준금리가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입장과 함께 내년 1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성장세가 견조하고 물가와 금융 불균형이 여전히 높은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배제할 필요가 없다"며 "대신 시기는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은 금통위 회의는 내년 1분기 중 1월 14일, 2월 14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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