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29일, 대구지역 정가에서는 '또 다른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다. 아들의 화천대유 고액 퇴직금 논란으로 사퇴한 곽상도 전 의원의 빈자리를 채울 대구 중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내년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서는 중남구가 보수 정당의 연이은 '낙하산 공천' 탓에 제대로 된 다선 의원을 한 차례도 배출하지 못한 만큼, 이번에는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인사를 여의도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역대급 '후보 난립'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는 여야를 합쳐 20명에 이르는 후보군이 난립하는 '역대급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정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고, 전국적으로도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만큼 국민의힘 소속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예상. 자연히 당 지지를 등에 업은 국민의힘에서 복수의 출마 예정자들이 하마평에 오른다.
전‧현직 국회의원 그룹으로 김재원 최고위원과 조명희 의원(비례), 강효상 전 의원, 배영식 전 의원이 꾸준히 예상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전직 단체장인 윤순영 전 중구청장과 임병헌 전 남구청장도 도전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방의원 출신 가운데서는 송세달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과 홍준연 중구의회 부의장이 경쟁에 나섰고, 박영석·김환열 전 대구MBC 사장과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전직 언론인 그룹도 가세했다. 이인선 전 수성구을 당협위원장, 임형길 홍준표 의원 보좌관, 강사빈 청년나우 대표가 출사표를 냈으며 이두아 변호사와 도태우 변호사, 장원용 대구평생학습진흥원장도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 지지세가 취약한 민주당에서는 '인물난'을 겪고 있다. 일단 최창희 중남구 지역위원장이 29일 예비후보 등록을 예고했다. 이재용 전 남구청장과 서재헌 경기신용보증재단 본부장 등도 거론됐지만, 모두 출마 의사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 "낙하산은 안 돼"
이런 가운데 도전자들은 서로 간의 경쟁보다도 국민의힘의 '낙하산' 여부에 더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보수 텃밭 대구에서도 유독 보수 성향이 강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남구는 2004년 총선 이후 4차례 연속 보수정당발(發) 내리꽂기 전략 공천이 이뤄졌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보수정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 아래 연속으로 내리꽂기 공천이 이뤄진 결과가 재선의원 0명에다 곽 의원의 불명예 퇴장으로 화룡점정을 찍은 '정치적 비극'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며 "지역에서는 중남구가 '낙하산의 역사'인 대구경북 정치권을 상징한다는 자조적 시각까지 나온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일찌감치 지역 활동을 시작한 국민의힘 도전자들은 "절대 낙하산만은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보궐선거를 위해 각 정당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점찍은 인사를 내려 보낼 수 있다는 설이 돌면서 경계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한 출마예정자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며 자신들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아니라 중앙 정·관가의 '고관대작'들이 내려오는 일이 반복되면서 그동안 지역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는 박탈감이 뿌리 깊다"며 "전반적으로 '이번에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라고 했다.
전문가들 역시 지역에 뿌리내린 인사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공정규 청년4.0포럼 회장은 "진정한 대구경북 사람은 출생지가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갖고, 지역민과 희비애환을 함께한 사람"이라며 "특히 중남구의 경우 국민의힘 의원의 잘못으로 생긴 보궐선거인데, 이번에도 내리꽂기 공천을 한다면 소탐대실의 실수다. 공천권을 오롯이 지역민들에 드리는 방법으로 축제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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