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TK 출신 대통령들

이대현 논설위원
이대현 논설위원

역대 대통령 12명 중 대구경북 출신이 5명이나 된다. 전체 인구에서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하면 대통령을 많이 배출했다. 근대화·산업화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등 대구경북이 국가를 리드한 덕분에 대통령이 많이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 별세로 TK 출신 대통령들의 위상과 평가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세 명은 고인이 됐고 이명박, 박근혜 두 명은 감옥에 있다. 지역 출신 대통령들에 대한 좌파의 공격은 도를 넘은 지 오래됐다. 공과(功過)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는 없이 일방 매도가 끝 간 데 없다. 우파가 집권하는 길을 차단하려는 목적에서 자행되는 일이란 의심까지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세계 '톱 10'의 나라가 된 한국의 성취를 두고 "우리 정부만이 이룬 성취가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의 성취가 모인 것이고, 오랜 시간 우리 국민이 노력해 이룬 성취"라고 했다. 좌파 정부만이 아닌 우파 정부를 포함한 역대 모든 정부의 성취가 모인 것이란 문 대통령 발언이 새삼스럽다. 6개월 후면 '전직'이 될 문 대통령이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야 역대 정부가 켜켜이 쌓은 성과로 오늘의 대한민국이 됐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가.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동안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다. 여기엔 국민의 피땀과 역대 대통령들의 노력이 같이 깃들어 있다. 좌파 대통령들의 공헌을 뛰어넘을 정도로 우파 대통령들의 역할이 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상대 진영 역대 대통령들을 부정하고 폄훼하는 일은 멈출 때가 됐다. 역대 대통령들을 다 품을 수 있을 정도로 국민 수준이 올라갔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악용하는 정치인들이 문제다.

대한민국을 산맥이라고 하면 역대 대통령들은 산봉우리라고 할 수 있다. 부정하고 폄훼한다고 해서 산봉우리를 없앨 순 없다. 역대 대통령들의 공과를 알아야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역사 속에서 이들을 평가하는 게 옳다. 분열을 넘어 화합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도 꼭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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