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대통령이 되어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야당이 문재인 정부와 이 후보에 대한 정권교체론·정권심판론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정치보복보다는 경제 현안을 우선시하겠다는 '민생후보'의 위치를 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27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매주 타는 민생버스 이른바 '매타버스'를 타고 전남 정치 1번가로 불리는 순천을 찾았다.
몰려든 수백명의 지지 인파로 인해 이재명 후보 일행은 230m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오는데 30분 이상이 소요됐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대통령", "순천은 이재명", "이재명 화이팅"을 외치며 연호했고 저마다 휴대폰을 꺼내 이 후보를 찍거나 셀카를 요청하는 시민들로 일대가 북적였다.
이날 이 후보는 지지자들로부터 "대통령이 되어 윤 후보를 박살내달라"는 부탁을 받자 "제가 대통령이 되는 것 자체가 윤석열 그 분을 박살낼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해야할 일이 산더미인데 과거를 뒤져서 후벼파고 처벌하고 복수하고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1분 1초를 대한민국이 가진 문제, 청년세대가 가진문제, 순천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사용해야지 무슨 옛날 일을 후벼파냐"며 "우리(더불어민주당)은 퇴행세력이 아닌 전진하는 미래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서울에만 집중 투자해 수도권도 지방도 양쪽 다 망하는 세상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국가가 공평하게 투자해야 한다. 그동안 큰아들만 도와줬다면 큰딸도 작은딸도 막내도 돕고 그동안 손해봤으니 더 많이 지원해 잘살게 해야 한다"며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순천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서 환영해줄 지 몰랐다. 잘하라는 격려인 동시에 질책'이라며 "저에게 권한을 주면 그 힘으로 해야할 일을 망설이지 않고 하고 누가 발목을 잡아도 저항을 뚫고 해내겠다"며 "대한민국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서 더 나은 세상 확실하게 열어드릴 사람 누구인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매타버스를 타고 여수 유명 관광지인 하멜등대 인근 낭만포차거리로 이동해 여수밤바다를 배경으로 젊은이들과 만나는 등 일정을 이어간다.
전날 목포를 찾은데 이어 이날 장흥, 광양, 순천, 여수 등 전남 동부권을 공략한 뒤 28일에는 광주로 이동해 첫 지역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호남 표심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선거대책위원회 진용을 갖춘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맞서는 이 후보는 대선 레이스 초반 열세를 뒤집기 위해 집토끼인 호남 표심을 먼저 잡아 판세를 흔들어 승기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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