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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의 술' 막걸리…MZ세대에 '레트로 酒'로 관심

짧은 유통기한 탓에 지역마다 막걸리 대표 공장...대구선 대구탁주

대구탁주 포스터. 매일신문DB
대구탁주 포스터. 매일신문DB

막걸리는 농경사회 때부터 땀흘리던 농민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애환을 달래주던 우리나라의 전통주다. 이런 이유로 막걸리는 '어르신들의 술'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레트로(복고풍) 열풍과 코로나19 이후 홈술 트렌드로 젊은 세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막걸리는 구수한 맛뿐만 아니라 달달하면서도 사이다같이 톡 쏘는 청량감도 갖춘 게 특징이다.

생막걸리의 유통기한은 냉장 보관에도 10일을 넘지 못한다. 과거에는 유통망도 원활하지 않았던 영향으로 지역마다 고유의 막걸리를 생산해 왔다.

대구에선 대구탁주합동이 만드는 불로막걸리가 유명하다. 이 때 '불로'는 '늙지 않음'의 '불로(不老)'를 가리키는 의미가 아니라 '불로동(不老洞)'이라는 대구 지명에서 유래됐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 견훤 부대와의 전투에서 패한 뒤 대피한 곳으로, 어린 아이 등 젊은 사람만 남아 있다고 해 붙여진 지명이다.

대구탁주는 1970년 49개 회사로 출발한 회사다. 지난 2011년엔 '대한민국 우리술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18년엔 팔공산기슭의 천연지하수를 사용한 '불로동동주'를 출시하고, 최근엔 100% 국내산 쌀을 이용한 '불로썸'을 내놓기도 했다.

28일 대구탁주에 따르면 막걸리의 술맛은 어떤 효모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막걸리 특유의 감칠맛은 효모가 살아있느냐가 좌우한다는 것이다. 쉽게 상하는 막걸리 특성 탓에 효모를 사멸시켜 유통하는 막걸리도 있지만, 대구탁주합동 측은 자체 실험실에서 배양한 살아있는 효모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을 수밖에 없지만 최신 자동화 시설과 위생적인 공정으로 저온숙성 과정을 거쳐 매일 생산,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단점을 보완하고 있다.

불로동동주와 불로막걸리처럼 비살균 탁주는 생효모 사용으로 판토텐산이 부교감 신경을 자극해 대장의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대구탁주 측은 "시중에 유통되는 살균탁주는 장기간 보존을 위해 100% 살균되기 때문에 막걸리 생산과정에서 필요한 숙성반응이 없다. 맛과 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막걸리는 변비를 예방하게 하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피부 재생 효과가 있는 비타민 B를 함유하고 있다. 아울러, 열량이 낮고 단백질 함량이 풍부해 건강주로도 알려졌다.

대구탁주 관계자는 "불로막걸리는 맛 향상을 위해 자체 연구실을 두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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