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오미크론 변이

서종철 논설위원
서종철 논설위원

삼각파도는 파장에 비해 파도의 높이가 높아 삼각형 형태를 이루는 파도다. 진행 방향이 다른 둘 이상의 물결이 겹치는 불규칙한 파도로 알려진 삼각파도가 정면으로 덮칠 경우 배가 부서지거나 전복될 수 있어 위험하다. 이 때문에 제주도 남서쪽 동중국해에 조업을 나가는 어선들은 삼각파도가 자주 발생하는 해역을 우회하는 등 바짝 경계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희망의 끈을 찾아가던 코로나19 사태가 또 다른 암초를 만났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확진자가 급증한 가운데 '오미크론' 명칭이 붙은 새 변이 바이러스까지 출현해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그리스 문자의 15번째 자모 'O'를 뜻하는 오미크론(omicron)으로 공식 명명된 새 변이는 이달 11일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돼 남아공과 영국, 벨기에, 이스라엘, 홍콩 등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각국마다 출입국 빗장을 걸어 잠그면서 증시와 유가가 출렁이는 등 델타와 비교해 충격파가 더 큰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제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발표했다. 우려 변이는 바이러스 전파나 치명률이 심각하고, 현행 치료법과 백신에 대한 저항력이 커서 초기 조사가 진행 중인 경우를 말한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유전자 변이 32개를 가진 변이로 델타 변이 16개보다 2배나 많다. 일각에서는 오미크론 전염력이 델타보다 5배나 빠르고 강력하다고 분석했다. 바이러스 경쟁 우위(Viral Competitive Advantage) 지수로 볼때 델타가 인구 내 1%에서 50%가 되기까지 50일이 소요됐으나 오미크론은 불과 열흘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기존 백신의 무력화다. 오미크론 변이로 백신 효력이 떨어지면서 자칫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와는 약간 다르고 베타+뮤 변이와 비슷하지만 정확한 분석이 나오기까지 최소 2~3주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새 변이를 잠재울 수 있는 백신 생산 등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 방역은 매우 중요하다. 개인 방역이 델타와 오미크론의 거친 삼각파도를 이겨내는 데 유용한 최일선의 방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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