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호계서원 퇴계 위패 '소송(燒送)'…"절도 등 법적 '소송(訴訟)'으로"

호계서원 양호회, 위패 빼내간 퇴계문중 사람 8명 고소장
문화재보호법·특수절도 및 특수건조물침입 등 수사 엄벌

상계종택운영위원회 등 퇴계문중 후손들은 지난 9월 30일 호계서원에 봉안됐던 퇴계 위패를 사당 밖으로 빼내가 불에 태워 땅에 묻었다. 퇴계 위패가 사라진 호계서원 존도사 모습. 호계서원 운영관리를 맡은 양호회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상계종택운영위원회 등 퇴계문중 후손들은 지난 9월 30일 호계서원에 봉안됐던 퇴계 위패를 사당 밖으로 빼내가 불에 태워 땅에 묻었다. 퇴계 위패가 사라진 호계서원 존도사 모습. 호계서원 운영관리를 맡은 양호회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400년 이어오던 '병호시비'(屛虎是非)에 종지부를 찍었던 '호계서원'(虎溪書院·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5호) 복원과 위패 복설 문제가 또 다른 법적 시비로 불똥이 튀고 있다.(매일신문 10월 1일자 10면)

호계서원 복원 이후 봉안된 위패를 둘러싸고 예안향교 등 예안 유림들의 위패 철폐 주장 등 새로운 시비거리가 되면서 퇴계 위패를 사당밖으로 빼내가 '소송'(燒送·불태워 땅에 묻는)한 퇴계 문중 사람들이 법적 '소송'(訴訟)에 휘말린 것이다.

호계서원 관리·운영을 위해 영남지역 문중과 종가 후손들로 구성된 '호계서원 양호회'(회장 김청한)는 최근 상계종택(퇴계종택)운영위원회 이풍호 위원장과 이동수 안동문화원장 등 8명을 문화재보호법, 특수절도 및 특수건조물침입 등으로 안동경찰서에 고소했다.

상계종택운영위원회 등 퇴계문중 후손들은 지난 9월 30일 호계서원에 봉안됐던 퇴계 위패를 사당 밖으로 빼내가 불에 태워 땅에 묻었다. 후손이 퇴계 위패를 밖으로 모셔가는 모습. 호계서원 운영관리를 맡은 양호회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상계종택운영위원회 등 퇴계문중 후손들은 지난 9월 30일 호계서원에 봉안됐던 퇴계 위패를 사당 밖으로 빼내가 불에 태워 땅에 묻었다. 후손이 퇴계 위패를 밖으로 모셔가는 모습. 호계서원 운영관리를 맡은 양호회는 이 사건을 경찰에 고소하면서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고 있다. 매일신문 D/B

양호회는 고소장에서 "이들은 공모해 지난 9월 30일 호계서원에서 안동시 공무원에게 단체의 위력을 보여 고소인과 안동시장이 관리하는 서원 건물의 출입문을 열게해 사당인 존도사에 봉안돼 있던 호계서원(호계서원 양호회 결성 전 명칭) 소유의 '退溪李先生'이라 적힌 퇴계 위패를 들고 나와 절취했다"고 했다.

또, "문화재인 호계서원 출입문인 진학문과 사당인 존도사의 문을 열고 위패를 절취해 소각함으로써, 문화재인 호계서원의 위패 보관 기능을 저해해 효용을 해하였다"고 덧붙였다.

호계서원 양호회는 "그동안 양호회는 호계서원에 봉안된 퇴계 위패를 둘러싼 예안향교 등의 위패 철폐와 반환 요청에 공의를 거쳐 자치단체, 유관기관 등과 문제점을 논의할 한달여의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피고소인 측은 이를 전부 묵살하고 합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위패를 절취해 소각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9월 30일 진성이씨 상계종택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퇴계선생 후손 20여 명은 호계서원 사당인 '존도사'(尊道祠)에 복설됐던 퇴계선생 위패를 사당과 서원 밖으로 모셔 나갔다.

후손들은 이날 존도사에서 간단한 고유제를 지낸 후 사당 밖으로 모셔간 퇴계선생 위패를 계상서당 뒤편 정갈한 자리에서 불태워 땅에 묻는 '소송'(燒送)에 나섰다.

이와 관련, 안동지역 한 유림 인사는 "호계서원 복설과 위패 복원으로 400년 이어져온 영남유림의 갈등이었던 병호시비에 종지부를 찍고 유림사회 화합을 기대했다"며 "하지만, 호계서원 퇴계 위패 철폐와 법적 다툼은 '영남유림과 예안유림', '영남유림과 퇴계문중'의 새로운 갈등을 초래하지 않을까 걱정"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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