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네 번째 대권 출사표

"온갖 비난·조롱 안고 가겠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제20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9일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를 기치로 네 번째 대권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대통령 선거가 나라를 이끌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 채 상대를 헐뜯고 조롱하는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한다"며 "무한권력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할 대통령이 되겠다"고 제20대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손 전 대표는 "제 출마에 대한 온갖 비난과 조롱을 안고 가겠다"며 "대선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제가 살아온 인생, 추구해왔던 가치, 겪어온 정치 생활을 떠올렸을 때 멀거니 쳐다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어 "문제는 정치"라고 지적한 뒤 "승자가 모든 걸 차지하고 패자는 모든 걸 잃어버리는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제왕적 대통령제가 그 주범"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거대 양당제는 오직 갈등과 분열 대립과 투쟁을 조장할 뿐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를 위해 개헌을 공약하고, "87체제를 청산하겠다. 의회 중심의 연합정치라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적 명운을 가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두고 벌이는 대선이 '누가 덜 나쁜 놈인가?'를 가르는 선거여야 하는 것이 가당키나 한 말이냐"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저는 돈도 조직도 없다. 화려한 공약도 없다. 캠프도 없이 광야에서 홀로 외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는 나 홀로 대선"이라며 "거친 광야에 장미꽃 하나 심고 꽃을 피운다는 마음으로 나섰다"고 호소했다.

출마에 앞서 민생당에 탈당계를 제출한 손 전 대표는 "무소속으로 캠프 없는 대선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검토를 하지 않고 있다"고 거리를 두며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김 전 위원장이) 오늘 사무실로 나오라고 해 '제가 이러이러한 뜻으로 나가게 됐다. 이해해주시고 많은 도움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을 탈당해 17·18대 대선에서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로 나섰지만 각각 정동영·문재인 후보에게 2위로 밀렸다. 19대 대선에서는 국민의당 경선에서 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패배했다.

그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출신으로 1993년 정치에 첫 발을 들였고, 14·15·16·18대 의원, 경기도지사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