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국민의힘, 김종인 영입 논란 속히 매듭짓고 정책 행보 나서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합류가 어려워진 것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소"라며 "이제 영입하려면 소값을 쳐주는 정도가 아니라 전권을 드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 영입이 될 듯하다가 안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는 이유는 김 전 위원장의 그립감(grip感·선대위 장악력) 때문일 것"이라며 "실제 일을 하기 위해 김 전 위원장이 직제나 요구 사항이 많다 보니까, 후보나 모시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름만 올려줬으면 좋겠는데 뭘 자꾸 하려 그러냐'(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영입이 중단된 상태에서 원톱으로 나서게 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 대해 이 대표는 '전투 지휘 실적'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에 대해서는 당의 입장과 맞지 않다며 선을 긋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이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대선이 박빙 승부로 전개된다면 김 전 위원장의 빈자리는 더 크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선대위 구성을 놓고 혼선과 갈등을 반복할 수는 없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되고 3주가 넘었지만 선대위 구성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선대위 구성과 주도권을 두고 실랑이가 길어지면서 상호 간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그 사이 윤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간 격차는 한 자릿수로 좁혀지고 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난맥상은 꼴불견이다. 하루빨리 전열을 갖추고, 본격 대선전에 나서야 한다. 장기판에서 차(車)와 포(包)의 위력은 막강하다. 하지만 차·포가 없으면 마·상(馬·象) 장기를 둘 수밖에 없다. 없는 차·포를 아쉬워하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당내에서 "전략이 안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속히 전열을 가다듬고, 국민 의견 청취와 국민이 기대하는 정책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제1야당의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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