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반갑다 새책] 남인도 기행

최영일 지음/ 눈빛 펴냄

"하늘을 찌르는 듯한 힌두사원의 탑문인 고푸람. '천 가지 풍경'이란 말은 그만큼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가졌다는 뜻일 게다. '이곳이 인도일까?'라고 언뜻언뜻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1천 개의 기둥을 가진 엄청난 규모의 힌두사원이 있다. 옛 왕궁은 9만7천여 개의 작은 전구가 불을 밝혀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고요히 흐르는 강물과 휘영청한 코코넛나무숲, 환성적인 파란 하늘이 어우러져 남국의 베네치아라 불리는 수로의 하우스 보트 '케투발롬'을 타고 즐기는 유람은 인상적이다."(본문 중에서)

저자는 대구 언론인 출신으로 정년퇴임 후 국내 문화유산 답사를 마친 후 2004년 '문화유산 속의 큰 인물들'이란 책을 썼고 그 후 해외로 발걸음을 옮겨 남미, 유럽, 인도 등을 수차례 다녀왔다. 이 책은 저자가 특히 인상 깊었던 남인도 기행기를 이번에 정리해 펴낸 것이다.

넓은 인도 중 남인도를 택한 이유는 히말라야 산맥 언저리, 즉 티베트, 부탄, 시킴, 네팔, 중국령 카슈미르, 라다크를 포함한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 등지는 라마불교의 땅이고, 남인도는 힌두교의 땅이기 때문이다. 특히 남인도는 수억에 달하는 신의 세계로 무한한 미지의 정신적인 세계인 힌두교가 지배하는 곳이다.

힌두신화를 묘사한 벽화로 유명한 마탄체리 궁전에서 저자는 6개의 손과 두 발로 소젖을 짜는 8명의 여성들과 전희를 즐기는 신 크리슈나의 벽화를 보고, 촬영을 막는 관리인 몰래 찍은 사진이 인상적이다.

이처럼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시바신의 세계인 힌두교와 '불살생' 및 '인과업보'를 지향하는 자이나교의 세계에 흠뻑 빠져볼 수 있다. 특히 저자가 직접 찍은 수많은 남인도 풍경과 유적 사진들이 볼 만하다. 자이나교 최고의 성지 '스라바나 벨라골라 디감바라 사원'을 오르는 614개의 돌계단 사진은 이국적 풍경을 물씬 자아내고 있다. 328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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