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글지글-지면으로 익히는 글쓰기] 동시-(1)자신의 장점을 살리자

박승우 동시인

박승우 동시인
박승우 동시인

동시란 어린이들의 심리를 바탕으로 어른들이 어린이를 위해 쓴 시를 말합니다. 따라서 어린이들이 쓴 시는 동시라고 하지 않고 '어린이시' 또는 '아동시'라고 말합니다. 동시는 어린이가 주 독자이기 때문에 동심이 바탕에 깔려야 하고 어린이들이 읽어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의 일상이나 사물의 특성을 짧게 표현한다고 동시가 되지는 않습니다. 동시도 시가 갖추어야할 기본 요소를 갖추어야 합니다. 보고 느낀 것을 재구성하거나 비유, 의인화 등 시적 장치를 통하여 표현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동시를 잘 쓸 수 있을까요. 필자는 15년간 동시를 써왔지만 아직도 동시 잘 쓰는 법을 모르겠습니다. 단지 동시 창작자로서, 또한 독자로서 그동안 고민했던 것들을 얘기해볼까 합니다.

여러분이 동시를 쓰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장점을 파악하십시오. 어른인 여러분은 살아온 과정이 모두 다를 것입니다. 관심 분야나 생각도 다를 것이고, 주위 환경도 다를 것입니다. 동시뿐만 아니라 모든 글쓰기에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경험한 이야기를 글로 쓸 때 진정성이 느껴지면 독자는 감동하게 됩니다. 각자가 경험한 것들과 생각은 글쓰기의 가장 소중한 재료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재료로 동시를 쓰십시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아이들 이야기를, 농부라면 농촌 이야기나 식물 이야기를 소재로 동시를 쓰면 누구보다 잘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한 일을 그대로 표현해도 시가 되는 경우도 있지만, 당신이 연출가와 감독이 되어서 경험한 사실을 시적으로 각색하십시오. 처음에 쓴 글이 시가 되지 않아도 좋습니다. 처음에는 산문처럼 길게 쓰십시오. 그 다음엔 꼭 필요한 문장만 남기고 모두 삭제하십시오. 그리고 다시 넣어야 할 말이 있으면 넣으십시오. 여러 번 읽으면서 리듬감을 살려주세요. 그렇게 몇 번의 퇴고 과정을 거치면 시의 형식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그 다음엔 묵혀두었다가 한참 지난 후에 다시 읽어보십시오. 처음에 시를 쓰고 흥분했던 마음이 가라앉고 나면 다시 고쳐야 할 부분이 보일 것입니다.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 싶으면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십시오. 주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느낌을 말해보라고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독자가 공감해주고 감동을 받을 때 좋은 동시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동시', '재미난 동시', '생각거리를 주는 동시'가 좋은 동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자신의 장점을 살린다면 좋은 동시를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동시는 여러분 가장 가까이에 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이 동시의 원형입니다. 동시는 힐링의 문학입니다. 동시를 쓰면서 스스로 치유를 받고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박승우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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