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택시 탔다더니…" 오미크론 첫 확진자 거짓 진술로 'n차 불안감' 커졌다

국내 오미크론 신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 총 5명
'해외 추방', '이기적인 행동' 등 비난 퍼붓는 이들 수두룩
마녀사냥 아무런 도움 안돼, 위드코로나 중단 등 대응 필요

2일 오후 대구 동구청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 환자들에게 전달할 해열제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재택치료 키트를 점검하고 있다. 정부가 현장 의료 대응체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진자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한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총 1만1천107명으로 집계됐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일 오후 대구 동구청에서 직원들이 재택치료 환자들에게 전달할 해열제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재택치료 키트를 점검하고 있다. 정부가 현장 의료 대응체계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코로나19 확진자 기본 치료 방침을 '재택치료'로 전환한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재택치료자는 총 1만1천107명으로 집계됐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국내에서 오미크론 신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첫 확진자에 대한 맹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첫 확진자가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해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일 국내 오미크론 신종 변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는 총 5명으로 이들은 지난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를 방문하고 돌아온 인천 40대 목사 부부, 이들의 지인,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또 다른 50대 여성 2명 등이다. 이외에도 네 명의 의심 사례가 더 있고 숨겨진 감염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확산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방역 구멍이 뚫리게 되면서 첫 확진자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또 목사 부부가 나이지리아에 선교 활동을 위해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회가 문제"라며 종교에 대한 이야기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2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카페에는 "해외 영구 추방 해라", "이 시국에 해외 갔다 온 이기적인 행동에 치가 떨린다", "적어도 피해는 주지 말아야지", "구상권 청구해라" 등 수위 높은 게시글과 댓글이 수두룩했다.

특히 목사 부부가 역학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입국해 25일 확진 판정을 받고 실시한 초기 역학조사에서 "공항에서 자택으로 이동할 때 방역 택시를 탔다"고 진술했지만 실제로 방역 택시가 아닌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30대 지인 A씨가 운전한 차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거짓진술로 A씨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고 일상생활을 지속하다 지난달 29일에야 확진 판정을 받고 뒤늦게 격리됐고, 제약 없이 돌아다닌 6일 동안 접촉한 사람이 50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또 A씨가 인천의 대형 교회의 예배에 참석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지역 사회 내 변이 바이러스 전파 우려는 더욱 커졌다.

방역당국은 목사 부부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B(50) 씨는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이 높고 기존 백신마저 효과가 없다는 소식에 최대한 유입을 막아야 하는데 너무 금방 뚫려버린 것 같아 허탈하다"며 "2년 넘도록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역학진술에서의 거짓진술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면서도 또 거짓 진술을 한 목사부부가 이해되지 않는다. 전 국민의 안전보다는 본인들이 받을 비난이 더 걱정됐다는 뜻이 아니냐. 마땅한 벌을 받아야한다"고 했다.

목사 부부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이유로 확진을 받기 전까지 아무런 이동 제한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정부의 방역 방침도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연일 확진자가 최다를 기록하고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 있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기존 방역 체계를 유지했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확진자에 대한 마녀사냥 식의 인신공격과 몰아가기를 그만둬야 한다는 반박도 나온다. 또 아직 확실하게 파악하지 않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대해 공포심만 조장해선 안 된다며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민 C(33) 씨는 "개인적인 일이 있으면 해외로 갈 수 있는 건데 왜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텐데 지난해 마녀사냥 식으로 인신공격을 해선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다"며 "현재 오미크론 감염자 모두 경증으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과 공포심 조장보단 방역 수칙 강화 등 냉정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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