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80%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는데도 신규 확진자와 위중증자가 최고치를 매일 경신하고 있다. 11월부터 국민들에게 일상을 되찾아주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공수표가 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어쩌다가 '양치기 소년' 신세가 됐을까.
이와 관련해 정재훈 가천대 교수(예방의학과)가 내놓은 분석이 흥미롭다.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기초 감염 재생산지수는 6이다. 이는 국민 6명 중 5명 이상이 면역력을 지녀야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세가 억제된다는 말이다. 5/6을 백분율로 환산하면 83.3%로, 현재 우리 국민들의 백신 접종 완료율(80.1%)은 그에 조금 못 미친다.
관건은 항체의 실질적 형성률이다. 접종 완료자 가운데 80% 사람에게서 항체가 형성된다고 치자. 80% 곱하기 80% 하면 우리나라 전 국민 중 64%만이 체내 항체가 생성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역시 맥시멈 수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는 줄어든다. 국민 80%가 접종을 마쳤다고 해도 코로나19 면역력을 실질적으로 가진 국민은 절반 안팎에 그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다. 확진자 급증은 계산상으로 예정된 일인 셈이다. 산 넘어 산이라고 델타 변이보다 몇 배 전파력이 세다는 오미크론 변이마저 등장했다. 공기로도 퍼지며 기존 백신마저 잘 안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선진국과 제약사들의 백신 이기주의 탓에 신흥국들이 백신 무풍지대에 놓이면서 변이들이 속속 창궐하고 있다. 인류의 대처가 자연의 변이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낮기만을 기도해야 할 상황이다.
백신으로 하루빨리 지구촌이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게 정답인데 그게 안 된다. 백신 특허를 한시적으로 해제하고 치료제 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제약회사의 욕심에 파묻힌다. 새해가 한 달도 안 남았다. 2019년 발생한 코로나를 2022년에도 봐야 한다는 것 자체가 억장 무너질 노릇이다. 우리는 이 길고 어두운 터널에서 언제 빠져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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