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석진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구광역시지부장은 정부 규제로 시장에 실수요자만 남은 상태에서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감까지 더해지며 대구 부동산 시장이 2000년대 후반 이후 최대 침체기를 맞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내년 이후 '매수자 우위' 장세가 더 본격화되면서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성 지부장에 따르면 대구 공인중개사 업계는 10여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상 최악의 침체를 떠올리는 중이다.
그는 "우리 사무소도 올 2월부터 내리막을 타더니 지난달 들어서는 거래가 뚝 끊겼다. 3년전 활황기에는 한달에 20건까지도 중개를 했는데 요즘은 하루에 전화 한통도 받기도 힘들다. 재개발, 재건축 같은 사유로 반드시 움직여야 하는 실수요자들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 전역 공인중개사무소를 훑다시피 둘러봐도 아침에 나와서 불만 켜놓고 사람은 없는 곳이 많더라. 문의 전화조차 없어서 그렇다"며 썰렁해진 시장을 설명했다.
드문드문 오는 연락은 매도자인 경우가 많다. "드물지만 집값이 내릴 것 같으니 멀쩡한 집을 팔고 월세로 들어가려는 사람도 보이기 시작했고, 주로 신규 입주를 앞둔 사람이 원래 집을 임대하고 갈 지 팔고 갈 지 묻곤 한다. 앞으로 공급이 많아지면 더 어려워지니 지금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도하라고 얘기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가를 많이 낮춘 곳이더라도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성 지부장은 "집주인이 최근 실거래가보다 10% 정도 낮춰서 5억5천만원에 내놓은 집이 있다면 매수자는 기다리면 더 떨어진다면서 5억 이하 가격을 얘기하는 경우가 흔하다.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일단 기다려보겠다는 심리다. 대구가 당분간 공급이 많으니 미분양물량이나 할인분양 물량을 잡아도 되겠다는 식"이라고 했다.
추후 시장에 더 큰 충격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성 지부장은 "수년 새 직접 분양을 받거나 분양권을 매매한 사람 중 상당 수가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였다고 본다. 입주할 때가 되면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특정 아파트 단지에는 절반 정도가 전세로 나왔단 곳도 있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내년부터는 더 뚜렷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회복은 2008년 당시보다 더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성 지부장은 "지역인구, 특히 청년인구가 줄어드는 국면이라 그렇다. 2008년 당시에도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최악의 6개월'이 지난 뒤에는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거래는 있었는데 지금은 그때 당시보다 상황을 나쁘게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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