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조동연 영입과 사퇴

조두진 논설위원
조두진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1호 외부 영입 인재'로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함께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에 임명됐던 조동연 교수가 사생활 논란 끝에 사퇴했다. 민주당은 조 교수의 과거사를 들춘 유튜브 채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글쎄다. 조 전 공동상임위원장 영입·사퇴와 관련 반성해야 할 쪽은 그의 사생활을 들춘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이 후보 선대위와 민주당이다.

조 교수의 사생활 문제는 개인적 상처는 남아 있겠지만, 법적으로 마무리된 문제다. 조 교수는 자신이 먼저 이 후보 선대위에 참여하고 싶다고 신청한 게 아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삼고초려했다"고 밝혔듯이 선대위 차원에서 모셔 온 인물이다. 그러니 조 교수 영입에 관여한 사람들은 조 교수의 옛 사생활 논란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국민 정서를 고려하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짐작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삼고초려했다면 사생활 논란에 대해 이 후보 선대위와 민주당은 책임지고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이 후보 선대위는 솔직하게 대응하기는커녕 "전혀 사실이 아니다.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사생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의혹에 대한 질문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짜 뉴스냐'는 질문에 "그렇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의 사생활 논란을 선대위가 감당해야 할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짜 뉴스로 규정함으로써 책임을 조 교수에게 전가한 것이다. 이 후보가 "국민의 판단을 좀 지켜보도록 하겠다"는 말 역시 조 교수를 지킬 생각이 없다는 말로 해석되었다.

이 후보 선대위는 유독 지지율이 낮은 2030 여성 표를 얻기 위해 똑똑하고 열심히 살아온 30대 워킹맘 이미지를 이용할 욕심만 가득했다. 하지만 그 안에 든 논란을 책임질 각오는 없었다. 이미 오래전에 마무리된 일을 공당(公黨)이 거짓말로 덧내고, 책임은 회피했다. 조동연 파동은 표만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표가 안 된다면 책임을 전가하는 이 후보 선대위의 민낯을 보여준 논란이다. 이뿐만 아니다. 대장동 개발 비리에 대해서도, 형수에 퍼부은 쌍욕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본질을 호도하거나 책임을 전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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