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신접종 강제' 뿔난 학부모들 "개인 과외하란 건가"

12~18세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소식에 학부모·학원 '전전긍긍'
내년 2월부터 11세 이하 한해 방역패스 예외 적용
"아이들 안 맞으려고 하는데…정부가 학원도 못 가게 만들어"
학원 "내년 2월부터 적용되면 수강 인원 반토막" 걱정태산

6일 오후 2시쯤 수성구 지산동 한 PC방. 미접종자의 출입이 불가해지면서 손님이 급감했다. 임재환 기자
6일 오후 2시쯤 수성구 지산동 한 PC방. 미접종자의 출입이 불가해지면서 손님이 급감했다. 임재환 기자

정부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증명·음성확인제(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을 밝히자 학부모와 학원가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청소년의 일상생활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백신접종을 강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최근 현행 '18세 이하'로 규정된 방역패스 예외 범위를 '11세 이하'로 조정해 12~18세도 방역패스 대상으로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2월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12세 미만 연령에 대한 접종 계획은 없는 상태여서 사실상 백신 접종 대상이 되는 전 연령층에 대해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것이다. 6일부터는 유흥시설에 국한된 방역패스가 다중이용시설로 확대됐다.

특히 학원과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 PC방, 실내경기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등 10대 학생들이 주로 이용하는 시설 대부분이 방역패스 의무 도입 대상이 되면서 미접종 학생은 방과 후 일상생활 자체가 어렵게 됐다.

학부모 A(36) 씨는 "워킹맘이라 방과 후에는 학원에 보내야 하는 입장인데 백신을 아이가 맞기 꺼려한다. 정부가 아이들의 생활에 제약을 가하는 방식으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6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대구는 146명, 경북은 181명 발생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6일 대구 달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대구는 146명, 경북은 181명 발생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접종하고 학원에 보내는 대신 인터넷 강의나 개인 과외를 하겠다는 분위기도 있다. 최근 학원을 매개로 한 감염이 이어지는 터라 차라리 학원에 보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수성구의 한 수학 학원에서 9명이 무더기로 확진됐고, 같은 날 확진된 동구의 초등학교 학생 5명 중 4명은 같은 유도 학원에 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와 수학 학원에 다니는 B(16) 군은 "학원은 학생들에게 학교 만큼 필수인데, 미접종자를 못 가도록 한 건 말이 안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 수성구의 한 학원 관계자는 "등록한 학생을 나이별로 나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청소년 접종률이 낮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내년 2월 이후에 수강생이 반 가까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초기에는 소아‧청소년들에 대한 접종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방역패스 적용 연령에 포함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며 "내년 2월 전까지는 충분히 2차 접종까지 마칠 수 있는 시기여서 사회적 방역 강화 차원에서 마련된 조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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