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성수기를 맞은 유통업계가 글로벌 물류 대란에 따른 배송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항공운송편을 택하고 있다.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 세계적으로 물동량이 급증한 탓에 항만 선적 인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오르고 배송은 늦어지는 등 차질이 이어지면서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물류 대란으로 어려움을 겪는 곳은 대형마트의 과일 등 신선식품 분야다. 공급망이 차질을 빚게 되면 신선도에 문제가 생겨 소비자에게 내놓을 수 있는 기한이 짧아질 수밖에 없다.
대형마트 신선식품 바이어들은 하늘길로 과일 등을 공수하는 사례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석식품 등 식료품 분야를 강화한 이마트는 체리, 블루베리를 칠레에서 항공으로 선적해 할인 행사에 나섰다. 바닷길을 택했다면 배송 지연으로 40일 정도 걸렸지만 비행기를 이용해 5일 이내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기간을 한달 이상 단축했다. 이마트는 지난 7월에도 휴가철을 앞두고 물류 대란으로 수입 고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자 캐나다산 삼겹살 30t을 하늘길로 날랐다.
문제는 항공물류 역시 궁여지책일 뿐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이다. 항공 운임이 해상 운임보다 10배 이상 비싼데다 수요가 늘면서 항공편도 구하기 쉽지 않아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컨테이너 수송을 이용하다 더 비싼 항공화물을 택했다고 해서 신선식품 가격을 인상하기도 쉽지 않다"며 "현재로선 물류난이 해결되기 전까지 차선책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이달 이후 상황도 여의치 않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쇼핑 시즌이 다가오면서 선복(화물 적재공간)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탓이다. 유통업계는 물류 대란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심각한 수준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어떤 물품이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한지 등을 알 수 있는 데이터 확보·분석을 강화하는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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