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77억 국비 퇴짜 놓던 국토부, 대구시청 7급 공무원 덕에 OK!

대구시청 김우진 주무관 활약상…서대구·제3산단 숙원, 주차장 조성 위해 중앙부처 사무관 찾아가 면담

김우진 대구시 산단진흥과 주무관. 대구시 제공
김우진 대구시 산단진흥과 주무관. 대구시 제공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한 '제3산단 및 서대구산단 구축사업'(매일신문 7일 자 2면)은 애초 예산 반영이 힘들었던 사업이다.

대구시는 2017년부터 계속해서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담당부서는 "기존 노후산단 재생사업과 중복된다"는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놨다. 주차장 조성을 신규 사업으로 하기보다 기존 사업 예산을 바꾸는 것이 낫겠다는 논리도 앞을 막아섰다.

이대로 수포로 돌아가는가 싶던 주차장 조성사업은 한 7급 공무원의 노력으로 반전을 맞았다.

김우진 대구시 산단진흥과 주무관(47·지방시설주사보)은 지난 8월 28일 밤 11시쯤 중앙부처 사무관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주차장 건설 설계비 각 2억5천만원이 정부 예산안 심의에 반영됐다는 소식이었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반영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던 터라 기쁨은 더욱 컸다.

대구 두 노후산단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사업을 시작할 발판을 마련하는 순간이었다. 국비 377억원을 따낸 대구시는 제3산단과 서대구산단에 주차장 12개, 1천169면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국비 확보 성공 뒤에는 직급과 직책을 떠나 사업을 성사시키겠다는 일념으로 꿈쩍도 않던 중앙부처를 끈질기게 설득한 김 주무관의 노력이 있었다.

이전까지 민간기업에 근무하다 다소 늦은 나이에 공직 생활을 시작한(2006년 임용) 김 주무관은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했다.

국토부가 과천에 있던 2009년 당시 김 주무관은 9급이었음에도 국비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 애썼다. 이를 눈여겨본 국토부 한 사무관과 친분을 쌓은 김 주무관은 이 사무관의 퇴직 뒤에도 후임 직원들과 유대감을 유지했다.

비가 온 어느 날, 김 주무관은 3시간가량 자신의 차에서 대기하다 국토부 사무관 하숙집까지 찾아가 면담에 성공했다. 결국 김 주무관은 사무관과 형님, 동생하는 사이까지 친분을 쌓았다.

마냥 친화력에만 기댄 것도 아니었다.

제3산단과 서대구산단이 오랜 기간 주차장 부족을 호소해온 것을 잘 알고 있던 김 주무관은 기존 사업을 통하면 주차장 조성이 너무 늦어진다고 호소했다. 서대구역 등 발전하는 주변 인프라와 연계해 산업단지의 경제활동을 활발하게 하려면 조기에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개발한 것이다.

국토부의 산을 넘은 김 주무관은 또 하나의 벽인 기재부를 만났다. 또다시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끝에 예산안을 최종 통과시킬 수 있었다. 심지어 주차장은 김 주무관이 속한 산단조성팀 업무도 아니었다.

김 주무관은 "소관 업무가 아니고 직급이 낮음에도 중앙부처 공무원과의 소통 능력을 믿고 국비 확보 업무를 전적으로 맡겨주셔서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단지 근로자들과 입주업체가 기뻐할 모습에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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