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용복의 골프 에티켓] <50>익숙함이 주는 실수

익숙함에 속아 초심을 잃지 말자

초보 골퍼들은 부킹 날짜가 잡히면 긴장감에 골프용품을 꼼꼼히 점검하지만 익숙한 골퍼들은 이런 과정을 생략하는 탓에 큰 심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은 한 골프 용품 매장. 연합뉴스
초보 골퍼들은 부킹 날짜가 잡히면 긴장감에 골프용품을 꼼꼼히 점검하지만 익숙한 골퍼들은 이런 과정을 생략하는 탓에 큰 심수를 범하는 경우가 있다. 사진은 한 골프 용품 매장. 연합뉴스

익숙해진다는 것은 무서운 것이다. 큰 실수를 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골프와 골프장에 익숙해지는 것 모두가 그런 위험을 내포한다.

초보 골퍼라면 부킹 날짜가 잡히는 날부터 긴장을 한다. 미리 코스 후기를 살펴보거나 골프장의 특징을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 동반자의 실력도 확인하고 본인 실력에 대한 양해도 잊지 않고 구한다.

인터넷으로 저렴한 골프볼을 충분히 주문한다. 시간 날 때 레슨 프로그램을 보며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틈틈이 가까운 연습장에서 지금까지 배운 것을 복습하는 시간을 가진다. 라운드 전 날은, 입고 갈 옷과 갈아입을 옷을 챙기고 골프채도 차에 실어두며 장갑, 티, 마커 유무도 확인하다. 집이나 회사에서 골프장까지 거리와 예상 도착시간까지 점검해야 어느 정도 마음을 놓는다.

골프가 익숙해진 골퍼는 자신만의 루틴이 있기 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한다. 골프가방에는 늘 필요한 것들이 있고 저번 동호회 때 받았던 골프공도 있기에 인터넷 쇼핑은 필요가 없다. 골프복도 내일 날씨 확인하고 정하면 된다는 생각에 전날 보스턴백을 챙기는 일은 없다.

초보는 긴장감에 대비를 철저히 하지만 익숙해지는 순간 놓치는 것이 생긴다. 골프장에 도착하고 나서야 저번 라운드에 비를 맞아 널어 두었던 장갑도 생각나고 바람막이 가져오는 것도 깜빡했으며 새로 만난 동반자에게 줄 명함도 벗어둔 외투에 그대로 있는 일이 생긴다.

골프장에 익숙해지는 것도 문제를 내포한다. 다니는 회사가 법인 골프회원권이 있거나, 개인적으로 골프장의 회원권을 가지게 되면 한 달에 여러 번 같은 곳을 방문하게 된다. 늘 다니는 길이라 티오프 시간 때마다 도착 예상시간 예측은 대부분 오차가 없다. 그러다 불현듯 고속도로에서 예기치 못한 대형 교통사고가 생기면 그런 경험치는 쓸모없어진다. 그래서 늘 시간 약속은 여유 있게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자주 방문하는 골프장은 모든 곳이 익숙해진 나머지 가끔 전에 왔을 때 주차했던 곳과 오늘 주차 자리를 헷갈려하고 락커 번호 역시 그렇다. 그래서 최근에 사진을 찍어두는 버릇이 생겼다.

또한, 실력과 구력 모두가 갖추어진 골퍼는 그날의 동반자, 날씨, 캐디 등 골프 이외의 환경에 더욱 예민해질 때가 있다. 다르게 말하면 본인 플레이의 문제점을 주변에서 찾기 시작한다. 비슷한 핸디캡 골퍼를 만나면 더욱 긴장하여 매 순간 집중력을 발휘하지만 초보와 라운드 할 때는 본인 스스로도 어이없는 실수를 자주 범한다.

라운드 경험을 많이 쌓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경기보조원들의 도움을 받아 본 것이다. 따라서, 까다롭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뚜렷하고 어떤 캐디가 본인의 니즈에 더 부합하는지 잘 알고 있어서 그렇지 못한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렇듯 골프는 초보이거나 고수이거나 각자 나름의 어려움이 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정비하는 것이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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