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광장] 한류의 중심 '한옥테마마을'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김경호 신나는체험학교 대표

한옥마을이 전국적으로 인기다. 자연부락으로 조성된 ▷전주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성주한개마을 ▷경주교촌한옥마을에서부터 한옥 스테이 형태의 강릉오죽한옥마을, 공주한옥마을 등 전통 한옥마을을 내세운 관광지가 전국 곳곳에 많다.

한옥은 우선 그림이 괜찮다. 요즘 말로 '각이 잘 나온다'. 한옥 특유의 곡선미와 웅장함, 고풍스러운 멋이 뛰어나다. 담장에 얹힌 넝쿨과 세월의 이끼를 옆에 걸치고 한복을 입은 피사체가 자리 잡으면 멋진 한 장의 그림엽서가 된다. 멋스러운 한옥에서 하룻밤 머물면 내가 한국인이구나 하는 자존감도 생겨난다. 요즘은 서양식이자 현대식 한옥 스테이가 많아서 한옥의 불편함이 별로 없다. 한번쯤 한옥 생활이 그리워진다.

누가 만일 이런 한옥마을을 테마로 삼아 인위적으로 조성한다면, 몇 가지 조언을 해주고 싶은 게 있다. 먼저 콘셉트가 명확해야 한다. 콘셉트는 당연히 체류형 체험 관광 중심이어야 한다. 일반적인 전통 체험이어도 좋고 음식, 교육, 공예, 놀이, 문화예술, 휴식과 같은 주제가 분명한 게 좋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일반적인 콘셉트보다는 특정한 테마를 정하는 게 유리하다.

콘셉트가 정해지면 콘셉트에 맞는 내용을 채운다. 예를 들어 전통공예를 주요 콘셉트로 한다면 필히 마을 전체에 다양한 공방을 설계하고 디자인한다. 이때 마을 전체는 기존의 전통마을 생태계를 고려해서 조성하면 좋다. 마을 외곽을 비롯해 마을 입구에서부터 마을의 중심과 부속 건물들까지 고려한다. 비록 전통공예를 테마로 하더라도 마을의 기능으로 꼭 필요한 넓은 마당이 갖춰진 광장이라든가 휴식, 먹거리, 저잣거리, 놀이, 숙박 등의 다양한 공간이 배치돼야 한다.

핵심 주제가 공예이므로 당연히 공방들이 배치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기본 공예품인 한지, 금속, 도자기, 목공, 음식 공방을 기본으로 삼고 각각의 상품을 만드는 다양한 공방이 있어야 한다. 또 각각의 공방을 잘 표현하는 디자인이 있는 한옥을 짓는다면 더욱 좋다. 또 공방을 운영할 장인들을 초대하고 이를 배우는 청년들이 공방을 운영하면 청년 일자리도 생긴다.

한옥의 단점으로 부각되는 에너지 효율 문제도 중요한 이슈이다. 보통 에너지 효율성을 놓고 보면 전통 한옥이 에너지 효율이 가장 낮고, 저에너지 그린 한옥이 중간, 패시브하우스가 에너지 효율이 가장 좋다. 현대 건축에서는 그린에너지가 가장 낮은 수준이며 3.0ℓ 하우스, 패시브하우스, 제로에너지, 플러스에너지 순으로 에너지 효율이 높다. 한옥은 적어도 그린에너지 수준으로는 조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3.3㎡당 건축비가 1천만 원이 훌쩍 넘는다. 한옥마을을 조성하는 데 필요한 고비용의 건축비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옥을 갖추려면 사물인터넷을 바탕으로 하는 편리한 한옥의 운영, 관리 기능과 디지털 콘텐츠를 갖추면 좋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아우르는 혼합현실 콘텐츠를 만든다. 관광객들이 한옥마을을 찾기 전, 혹은 방문해서 디지털 콘텐츠들로 미리 체험하고 한국의 정신을 배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오프라인 한옥과 똑같은 가상 '트윈 한옥마을'이 필요하다. 즉,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드는 4차 산업의 내용을 담을 수 있다.

그리 되면 우리의 한옥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지향하는 한옥마을이 된다. 자연적으로 조성된 한옥마을을 토대로 한옥테마마을을 설계하는 것도 좋지만, 최고 수준으로 작정하고 한옥테마마을을 짓는다면 경쟁력 있는 세계적인 한류 문화의 산실이 조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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