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9 대선의 유일한 대구경북(TK) 출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를 타고 10일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보수의 심장' TK를 찾는다. 사상 첫 TK 출신 민주당 대선 주자이기도 한 이 후보는 고향에서 역대 최다인 30%대 득표를 노리는 가운데, 실현 가능성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TK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득표율은 지난 30년간 약 8배 급증했다. 제도적 민주화 이후 첫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1987년 13대 대선에서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의 TK 득표율은 대구 2.63%, 경북 2.38%에 그쳤다. 하지만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대중 민주당 후보는 대구 7.82%, 경북 9.62%를 얻어 두 자릿수 득표의 희망을 봤다.
실제 1997년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대구 12.53%, 경북 13.66%의 득표율을 기록, 사상 첫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당시 2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는 불과 39만표였다. 김 후보가 TK에서 얻은 표가 약 37만표였으므로, 만약 이 가운데 절반이 이 후보에게 갔다면 결과는 뒤집혔을 가능성이 높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18.67%와 21.65%를 기록, TK 최다 득표율을 경신하며 정권을 재창출했다. 2위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와의 격차는 약 57만표였는데, TK에서 얻은 약 55만표가 없었다면 직전 대선처럼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다.
TK에서 쑥쑥 오르던 민주당 대선 득표율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확 꺾였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대구 6.00%, 경북 6.79%의 득표율을 기록, 다시 한 자릿수로 돌아갔다.
하지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대구 19.53%, 경북 18.61%의 득표율을 올리며 TK 20%대 득표에 바짝 다가섰다. 이어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대구 21.76%, 경북 21.73% 득표에 성공하며 정권을 교체했다. 1987년 13대 대선과 비교하면 꼭 30년 만에 8배가 뛴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마의 30%대' 돌파를 목표로 한다. 민주당 TK 득표율 상승세에 더해 경북 안동 출신이라는 연고성과 특유의 추진력을 앞세운다면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TK에서 정권교체론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불고 있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2007년 정동영 후보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최근 여론조사 대선 가상대결에서도 이 후보의 TK 지지율은 10%대 후반에 그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TK 내 민주당 지지층은 최대 30% 정도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이 최대 결집한 2017년 대선 때도 문재인 후보는 21% 득표에 그쳤다"며 "남은 3달 동안 이재명 후보가 TK에 던지는 메시지에 이들이 얼마나 감응하느냐에 따라 문재인 넘어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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