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분 내세워 졸속… 한심" 현직 시의원, 대구 민주당 공개 비판 '파장'

"전략적 고민 없이 친분 내세워 졸속 발표"
"하룻강아지의 천방지축… 더 이상 못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홈페이지 캡처

김동식 대구시의원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의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 대해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이 거센 가운데, 현직 대구시의원이 김대진 시당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김동식 민주당 대구시의원(수성2)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에 드리는 충고'라는 글을 올리고 선대위 구성에 관해 김대진 시당위원장을 정조준했다.

김 시의원은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발표된 대구 선대위 명단을 보면 그동안 무슨 준비를 했는지 한심하다"며 "전략적 고민 없이 주변 친분만을 내세워 졸속으로 발표된 듯한 이번 명단은 그나마 고민하던 전략적 지지자들에게 미련없이 지지를 철회할 명분을 줬다"고 시당의 이번 선대위 구성을 비판했다.

김대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

이어 그는 "당원들을 갈라치기하고, 지방의원들을 이간질해 경선 선거운동을 방해하고, 당 선배들을 무시하는 일련의 행태를 보면 선대위 구성에 기대한 것이 잘못일 수 있다"며 김대진 시당위원장에 칼끝을 겨눴다.

김 시의원은 "무서워서 고개 숙이거나 애정이 없어 외면하는 게 아니라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명제 아래 혹여 분란으로 비춰질까 속에 천불이 나도 참는 것"이라며 "그러나 하룻강아지의 천방지축을 더 이상 지켜보는 것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선대위 구성 권한이 시당위원장에 있다고 혼자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독단과 독선을 멈추지 않으면 당원들의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현직 대구시의원이 시당위원장을 직접 저격하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시의원은 매일신문과 통화에서 "이번 대선은 2030세대 청년 표심이 핵심인데, 그저 그런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또 선대위를 시당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구성한 것도 큰 문제"라고 비판에 나선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리당원이나 당 지지자들도 '이런 선대위로 어떻게 대선을 치루느냐'는 불만이 많은 상황에서 누군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7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열린 서울대학교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 참석해 '청년살롱 이재명의 경제이야기' 경제정책 기조와 철학을 주제로 학생들에게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시의원이 처음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을 뿐, 이번 선대위 구성에 관해선 다른 당내 구성원들에게서도 비슷한 여론이 감지된다.

민주당 대구시당 당직을 지냈던 한 인사는 "명시적으로 입장을 내지 않더라도 대부분 SNS를 통해 비판적 기사를 공유하는 등 부글부글 끓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래부터 김 시당위원장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이번 인선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칫 이번 내홍을 조기에 수습하지 못할 경우 대구경북 역대 최다 득표를 노리는 이재명 대선후보는 물론, 김 시당위원장의 리더십에도 치명타를 입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