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9일 외교, 경제 행보를 펼쳤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를 찾아 기업 주도의 일자리 정책을 강조하는가 하면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를 만나 한미 동맹 강화에 공감대를 이뤘다. 보수정당 대선 후보로서는 무난한 일정을 소화한 셈이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경총 회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경총 간담회에서 "지금은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여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기업이고 근로자고 간에 다 함께 망하는 그런 상황"이라고 현재 경영 환경을 진단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부분 대통령 후보들은 선거 때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해놓고 막상 집권하면 기업인들을 비리가 있는 범죄자 취급을 하는 정부도 있었고, 기를 죽인 경우도 많았다"면서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되면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을 국정의 최고 목표로 두고 모든 경제, 사회, 복지 심지어는 국방 정책까지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에 전부 복합적인 정책을 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성장을 해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근로자들이 행복해지는 사회가 되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이라며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업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역할이며 정부가 조연을 맡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에 앞서 윤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인사인 스티븐스 전 대사를 접견하고 한미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윤 후보는 당사를 찾은 스티븐스 전 대사를 "우리 심 대사님"이라 부르는가 하면, 과거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방한해 충남 예산에서 영어교사로 일했던 스티븐스 전 대사 이력을 거론하며 "대사님, 한국에 계셨을 때 국민도 정말 반가워했다"고 인사했다. 스티븐스 전 대사의 한국 이름은 심은경이다.
스티븐스 전 대사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을 한국어로 말하며 "제가 대사직을 수행한 지 20년이 지났는데, 정치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한국에 어떤 도전이 있는지 알아볼 수 있게 되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젊어서부터 우리나라 국민, 문화, 역사에 대해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셨다"며 "대사님처럼 서로가 상대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되면 양국 관계가 더욱 발전하지 않겠나"라고 당부했다.

한편, 윤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대통령이 되신 후 그 어떤 정치 보복도 하지 않고 모든 정적들을 용서하고 화해하는 성인 정치인으로 국민 통합을 이룩하셨다"며 "이러한 국정철학과 업적을 되새기며 기회와 희망의 나라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검사 생활을 할 때도 대통령님을 존경했고 그분의 자서전도 꼼꼼히 읽었다"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헌신했다" 등의 말을 했다.
이는 전날에 이은 보수정당의 '난공불락' 호남 공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전날 재경 광주전남향우회를 방문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호남 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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