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 소싸움경기장이 올해로 개장 10주년을 맞았다. 전통 민속 소싸움에 갬블을 가미한 레저 스포츠로 탈바꿈시킨 소싸움 경기는 올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제반 여건의 어려움 속에서도 매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경기 시행사인 청도공영사업공사는 흥행 붐을 타고 누적된 경영적자에서 벗어나 최대 과제인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흥행 돌풍에도 사행산업 규제에 발목
소싸움이 벌어지는 경북 청도 화양읍 원형 돔 경기장은 주말마다 관객들의 탄성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싸움소 경기는 경마, 경륜 등과 달리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다. 공격형 싸움소도, 방어형 싸움소도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것이 모래판 소싸움의 묘미다.
코로나19로 지난 3월 말 뒤늦게 개장한 소싸움경기장은 사전예약 관객 20% 이하로 입장 제한, 출입구 통제 등 방역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소싸움장은 우권판매 회차당(토‧일 경기 합산) 평균 매출과 누적 매출액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올해 48회차(12월 첫째주) 우권매출액은 5억5천만원, 누적 매출액은 211억2천만원이다. 지난 35회차(9월 첫째주) 우권매출액은 7억9천900만원으로 회차당 우권매출액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싸움장의 우권발매사업은 7대 사행산업에 묶여 총매출액 총량규제를 받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올해 소싸움에 총매출상한액 257억원의 한도를 배분했다. 이는 2019년 사행산업 현황 보고서 기준(연간 22조원대)으로 전체 사행산업에서 소싸움경기가 차지하는 총매출액 비중은 0.1%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경마 32.5%(7조3천억원), 경륜 8.1%(1조8천억원), 경정 2.6%(5천900억원) 등의 총매출액 비중과 비교했을 때도 타 사행사업에 비해 지나치게 규제를 받고 있다. 총매출액 규제는 권고사항이지만 국내 사행산업들은 이 한도를 준수하고 있다.
또한, 공영공사 손익분기점 분석에 따르면 총매출액이 최소 1천억원(0.4%)은 돼야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천억원 기준 환급금(720억원, 72%), 레저세 등 제세금(160억원, 16%), 수입(120억원, 12%)으로 구성된 영업원가에 영업비용(고정비용)인 경기장사용료, 위탁관리비, 상금 및 수당 등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영공사는 매출총량 한도 상향을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국회,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을 끊임없이 찾아 협의와 설득에 나서고 있다.
공영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매출구조가 수입보다 제세금이 더 많은 구조이며, 총매출액 1천억원은 배정해줘야 정상화가 시작된다는 부분을 설명하고 있다"며 "경북도에는 레저세 감면을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우권발매 추진 등 경기장 활성화
지난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청도소싸움장은 올들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빠른 매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장 운영 관련 종사자 440여명의 일자리가 유지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공영공사는 지난 2월 취임한 박진우 사장을 필두로 전 직원들이 경기장 운영 활성화와 매출증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기초적이며 핵심적인 변화부터 시도해 나갔다.
기량이 떨어지는 회피소(싸울 의지가 없는 소)를 정리하고, 우수 소 육성에 주력한 것은 큰 성과다. 또한 앞으로 기량 검증을 통과한 싸움소만 경기 출전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지난 10년간 시도해보지 않았던 서로 다른 체급 간 경기 등 특별 이벤트 경기도 편성했다.
박 사장은 회피소 정리 등에 반발하는 우주(소주인)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설득 작업을 벌였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우주, 조교사, 심판 등의 의견을 경청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 편성에 몰두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구제역 등 전염병으로 인한 경기 중단사태를 막기 위해 온라인 우권발매 시행을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지역 공기업으로 지역사회 공헌 등 사회적 가치창출의 목표도 내걸었다.
박진우 사장은 "총매출액 한도를 늘려 조기에 경영정상화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며 "청도소싸움장 한 곳에서만 수입이 발생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온라인 우권발매 등 매출 다변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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