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감독님이 자리에서 물러나신 뒤 식사를 했는데, 그때 눈물을 쏟으며 감독님 번호를 달고 뛰어도 되냐고 여쭤봤었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28)이 등번호를 65번에서 5번으로 교체한 사연을 전했다.
구자욱은 2020시즌부터 김한수 전 삼성 감독이 선수 시절 쓰던 5번을 달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 10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거머진 뒤 취재진들에게 "사실 등 번호를 바꾼 이유가 있었다"며 "김한수 전 감독님이 계실 때 너무 안 좋은 모습을 보여 죄송한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구자욱은 "골든글러브를 받으면 김한수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리며 이 사연을 말씀드리려고 했다"라며 "이 이야기를 하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고 전하고 싶고, 아들처럼 챙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9시즌 타율 0.267, 15홈런, 71타점으로 부진했던 구자욱은 5번을 달고 뛴 2020시즌 타율 0.307, 15홈런, 78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이어 올 시즌엔 139경기에서 타율 0.306, 22홈런, 88타점을 올리며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다.

구자욱은 수상 소감을 통해 "20년전 야구가 좋아서 시작했던 어린 소년에게 야구하면서 가장 행복한 밤이다. 굉장히 뭉클하다"며 "천천히 하나하나 이룰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경기장에서 응원해주시는 팬분들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올해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 백정현, 오승환, 포수 강민호, 1루수 오재일, 2루수 김상수, 3루수 이원석, 지명타자 호세 피렐라, 외야수 구자욱, 박해민, 김헌곤 등 10개 구단 중 최다인 총 12명이 골든글러브 후보에 올랐다.
이 가운데 강민호와 구자욱이 각각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되면서 2개의 황금장갑을 추가, 역대 67명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배출했다. 기아(전신 해태타이거즈 포함)의 68명을 넘어 역대 최다 골든글러브 수상 선수 배출 구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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