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보이' 이상호(26·하이원)가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상호는 11일 러시아 반노예에서 열린 2021-2022 FIS 스노보드 월드컵 남자 알파인 평행 대회전 결승에서 슈테판 바우마이스터(독일)를 꺾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FIS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상호가 처음이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알파인 남자 평행 대회전 은메달리스트 이상호는 FIS 월드컵에서 그동안 은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상호가 FIS 월드컵 메달을 따낸 것은 2019년 12월 이탈리아 대회 준우승 이후 이번이 2년 만이다.
스노보드 알파인은 말 그대로 스노보드로 스피드를 겨루는 종목으로 예선을 통과한 16명의 선수가 토너먼트 형식으로 일대일 맞대결을 벌여 우승자를 정하는 종목이다.
두 명의 스노보드 선수가 나란히 내려온다고 해서 '평행'이라는 단어가 붙었다.
62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 예선을 2위로 통과한 이상호는 16강에서 미할 노바치크(폴란드)를 0.29초 차로 제치고 8강에 안착했다.
준준결승에서 만난 국가대표 동료 김상겸(32·하이원)이 완주에 실패, 4강으로 순항한 이상호는 미르코 펠리체티(이탈리아)를 만나 역시 상대 완주 실패로 승리했다.
결승 상대 바우마이스터는 2019년 세계선수권 평행 회전과 평행 대회전에서 동메달을 따낸 선수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해마다 월드컵에서 한 번씩 우승했고, 2020년에는 월드컵 단체전에서 두 번 금메달을 획득한 유럽의 강호다.
그러나 이상호는 결승에서 바우마이스터를 따돌리고 한국 선수 최초의 FIS 월드컵 금메달 쾌거를 이뤘다.
초반 출발에서 살짝 뒤로 처져 바우마이스터와 차이가 0.45초까지 벌어졌던 이상호는 후반 뒷심을 발휘, 마지막 5개 기문을 남기고 역전에 성공했고 패색이 짙어진 바우마이스터가 이후 런을 포기했다.
이상호는 스키 종목에서 한국인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고, 월드컵에서도 2017년 3월 터키 대회에서 은메달로 최초의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된 선수다.
이번에 FIS 월드컵 한국인 금메달 '1호' 기록도 이상호 차지가 됐다.
이상호는 2019년 12월 이탈리아 대회 은메달 이후 월드컵에서 메달이 없었지만 올림픽을 앞둔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망도 밝혔다.
'배추 보이'는 강원도 사북 출신인 이상호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처음 스노보드를 탔다는 이유로 붙은 별명이다.
2020년 1월 어깨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상호는 2020-2021시즌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올해 여름부터 스위스에서 전지 훈련을 시행한 이상호는 금메달 획득 후 대한스키협회를 통해 "개인적으로 월드컵 첫 우승이 너무 기쁘다"며 "이제 시작인 만큼 끝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 좋은 성적이 꾸준히 나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상겸은 7위로 대회를 마쳤고, 여자부에 출전한 정해림(26·경기도스키협회)은 출전 선수 56명 중 44위, 장서희(19·한국체대)는 51위에 머물렀다.
스노보드 알파인 국가대표 선수단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월드컵 평행 회전에서 다시 한번 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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