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 주부터 '학교 방문 접종'…학부모·교사 '불안'

12일까지 희망 조사 완료, 이르면 13일부터 학교 방문해 접종 시작
학부모, "안 그래도 불안한데 나 없는 곳에서 아이 백신 맞히기 불안", 따돌림도 걱정
교사, "백신 접종은 보호자 동행이 필요한 부분", 백신 부작용 관련 학부모 민원도 걱정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서
학생학부모인권보호연대 관계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논현역 인근에서 '소아·청소년 백신패스'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주부터 학교로 찾아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가운데 학부모와 교사 등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보호자 동반 없이 접종이 진행돼 불안하고, 교내 미접종자에 대한 따돌림도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교육부는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보호자를 대상으로 학교 방문 백신 접종 희망 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교육부와 질병관리청은 오는 13일부터 24일까지 2주간을 '집중 접종 지원 주간'으로 정하고, 학교 방문 접종을 추진할 방침이다.

학부모들은 백신 부작용 우려가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보호자 동반 없이 자녀가 백신을 맞는 상황이 걱정스럽다.

대구 남구 한 초등학교 6학년 딸을 키우고 있는 A씨는 "부모가 아이를 직접 데리고 가서 맞히는 것도 불안한데, 부모 없이 학교에서 백신을 맞는 상황은 참을 수가 없다"며 "학교 방문 접종 조사를 하길래 지난 8일 의료기관에 전화해 별도로 예약 날짜를 잡았다"고 했다.

따돌림을 걱정하는 학부모도 있다.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둔 B(42) 씨는 "학교에서 접종을 하면 백신 여부가 그대로 드러나게 돼 같은 반에서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라며 "성인들도 직장에서 백신 접종으로 눈치를 보는데, 아이들은 더 할 것이다. 학교 방문 백신 접종은 사실상 접종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압박하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교사들은 백신 부작용 발생 시 학교에 귀책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했다.

대구 동구 한 초등학교 교사 C씨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학부모들의 불안이 높은 백신을 학교에서 맞히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며 "백신 접종은 보호자의 동행과 돌봄이 필요하기에 희망자에 한해 개별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방문 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으면 그 책임을 담임 교사, 보건교사, 교장 등에게 묻는 학부모가 있을 텐데 백신 부작용 민원까지 학교가 감당해야 할까 봐 걱정도 된다"고 했다.

임성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장은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학부모 반발이 아직 거센데 충분한 설득 과정 없이 학교 방문 백신 접종을 추진하는 것은 접종 강요의 일환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며 "이번 접종 대상은 초중생이 대부분인 만큼 문진 때 표현이 미흡할 수 있다는 점, 학급 내 따돌림과 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방문 접종은 학부모와 학생의 선택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희망 조사 결과와 여건을 고려한 뒤 지자체와 학교가 일정을 협의한 뒤 이르면 13일부터 학교 방문 접종을 진행하겠다. 부작용 신고 안내를 하고, 향후 문제에 대해 방역당국 차원에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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