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 술자리 포기 못해"…방역패스 확대에도 술집 북적

동성로·교동 일대 가게 주말 만석…확진자 7000명대 신경 안 쓰는 듯
"영업시간 제한 없어서 매출 감소 피했다"…거리에 나온 손님들로 업주들 화색
방역당국은 "연말 모임 자제해 주길" 당부

11일 오후 9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에는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임재환 기자
11일 오후 9시쯤 대구 중구 동성로 클럽골목에는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젊은이들로 붐볐다. 임재환 기자

11일 오후 9시쯤 대구 중구 삼덕동 공평로 횡단보도. 신호등에 파란불이 켜지자 수십 명의 사람들이 건널목을 건너 일제히 동성로 로데오거리 인근 술집으로 향했다. 동성로 한 술집 앞에서 만난 A(29) 씨는 "올해가 지나기 전에 꼭 보자고 약속했던 친구가 있어서 시내로 나왔다. 하루에 7천 명씩 확진자가 나오면서 감염 위험은 크지만 스스로 조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적모임 인원 축소와 방역패스 확대 등 방역이 강화된 첫 주말이었지만, 술집에는 연말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볐다. 매출 감소를 우려했던 자영업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방역당국은 감염 확산 우려를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6일부터 4주간 특별 방역 점검기간을 시행하기로 했다. 수도권은 6인, 비수도권은 8인으로 모임 인원이 제한됐다. 미접종자들의 감염 전파 차단을 위해 실시된 방역패스도 식당 및 카페 등 시설로 대폭 확대됐다.

11일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교동 일대 술집들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술집 밖에는 3~4명의 모임이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임재환 기자
11일 오후 7시쯤 대구 중구 교동 일대 술집들은 대부분 만석이었다. 술집 밖에는 3~4명의 모임이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임재환 기자

이날 동성로와 교동 일대 술집에는 연말 분위기를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교동 인근 술집들은 오후 7시밖에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대부분 만석이었다. 술집 밖에는 3, 4명의 모임이 대기행렬을 이루고 있었다. 한 가게에 들어서니 테이블을 붙여 앉은 5, 6명 모임도 눈에 띄었다.

자영업자들은 도심 곳곳에 모인 손님들로 화색이었다.

대구 교동 한 주점 관계자 B(28) 씨는 "모임인원 제한이 적용되면서 8인 이상 예약팀들을 주중에 취소시켰지만 그래도 만석이라 다행이다"며 "오후 6시부터 문을 여는 술집들은 우려했던 영업시간 제한이 이뤄지지 않아 한시름 놓았다. 이번 주말처럼 운영한다면 연말 매출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일부는 방역패스가 확대되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위드 코로나에선 미접종자 4인까지 시설 출입이 가능해 업주들이 접종 완료자 구분을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는 2명 이상의 모임부터 일일이 접종 여부를 물어야 해 업무의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대구 달서구 두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C(30) 씨는 "손님이 몰려드는 점심 또는 저녁 시간에 전자출입명부를 통한 접종 완료 인증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있다. 인증 시간이 길어져 다른 손님들이 기다려야 해 눈치가 보인다"면서 "방역상황이 안 좋다 보니 정부의 지침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현장의 불편함을 덜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연말 분위기에 잦은 모임으로 느슨한 방역을 우려하고 있다.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확진자 발생 시 자가격리 기간이 일주일이나 소요되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긴다. 연말이지만 방역상황을 감안해 시민에게 자발적으로 모임을 자제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시설 업주들은 기본 방역수칙인 실내 환기와 출입명부 확인을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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