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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찬 채 여성 살해·시신 유기…동선 모두 기록 돼 (종합)

포항 50대男 구속 "무시 못참아 범행" 진술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포항북부경찰서 전경. 매일신문 DB

경북 포항에서 전자발찌를 끼고서도 지인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다. 이 남성은 "무시하는 말을 참지 못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는 12일 살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A(59)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3~4년 전 수산업 관련 일을 함께 했던 60대 여성 B씨를 만나 포항시 북구 흥해읍 B씨 소유의 집을 보러 갔다. 부동산을 갖고 싶었던 A씨가 구입할 곳을 알아보던 중 B씨가 자신의 옛집을 사지 않겠느냐는 제안에 이뤄진 방문이었다.

금전적인 얘기가 오가던 중 A씨가 매매가가 비싸다고 하면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말다툼 끝에 A씨는 오후 5시쯤 B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포대에 담은 뒤 승용차 뒷자리에 실었다. A씨는 이런 상태에서 하루 뒤인 9일 오후 5시쯤 사건 현장에서 수십㎞ 떨어진 인적 없는 남구 구룡포읍 한 야산 정상에 올라 B씨의 시신을 떨어뜨렸다.

완전 범죄를 꿈꿨던 A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미 사건이 벌어질 당시 B씨는 실종신고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상태였다.

B씨 가족은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쯤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신고했고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사하던 중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이 A씨라는 것을 알아냈다.

경찰은 9일 오후 11시 30분쯤 A씨를 경찰서로 임의동행한 뒤 B씨의 소재를 추궁하기 시작했다. B씨의 위치를 모른다고 발뺌하던 A씨는 다음날인 10일 오전 9시쯤 범행과 시신 유기 장소 등을 자백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경찰은 A씨가 진술한 곳에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의 범행 동선은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전자발찌에 고스란히 찍혀있었다. 경찰이 A씨의 전자발찌 GPS 이동 동선을 확인한 결과 B씨를 살해하고 난 뒤 시신을 싣고 대구, 고령 등 유기할 곳을 찾아다닌 정황 등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A씨는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법원으로부터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여죄가 더 있는지 등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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