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스Insight] 백신 4차 접종은 언제 하나요

다섯 달 사이 부스터 샷까지 3차례 접종에 난감하지만 거부 못 해…오미크론 이어 변종 나오면 4차 접종해야 하나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지상작전사령부 선봉대 강당에 마련된 접종센터에서 소속 장병이 군 장병 대상 코로나19 3차 접종을 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지난 13일 경기도 용인시 지상작전사령부 선봉대 강당에 마련된 접종센터에서 소속 장병이 군 장병 대상 코로나19 3차 접종을 받고 있다. 국방부 제공

"13일(월)부터 기본접종 후 3개월 경과 시 누구나 3차 접종 가능합니다. 사전예약 및 당일 방문으로 신속하게 접종 바랍니다." "000 님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3차 접종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촉구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국민비서가 휴대전화로 보낸 친절한(?) 안내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안내문으로 추가 접종을 독려하고 있다.

기본접종이 끝난 지 석 달 만에 또 백신 접종을 하라니 난감하다. 1년마다 맞는 독감 백신도 거부하고 있는데, 다섯 달 사이에 백신 접종을 3차례나 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앞선 기본접종 때 가볍게 부작용을 겪은 데다 방역 패스 유효 기간(6개월)이 남았기에 좀 더 지켜보겠지만 부스터 샷을 거부할 생각은 없다.

추가 접종에 대한 주위 사람들의 반응도 미지근하다. 강한 반발보다는 맞아야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이다. 국가 정책이기에 따라야 한다는 게 아니다. 죽음의 공포와 사회 불안 때문이다. 감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백신 접종 부작용으로 사망하는 이보다 많고,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미칠 피해를 우려해 마지 못해 접종에 나서는 것이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도 '방역 패스' 시행에 더 버티지 못할 상황이다.

'처음이 어렵지 다음부터는 수월하다'는 게 세상의 이치다. 이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어김없이 적용되고 있다.

성공을 자찬하는 대한민국 K방역의 시나리오는 뻔하지만 잘 통한다. 시작은 청와대에서 나오는 대통령 한마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 회의에서 "이제는 3차 접종이 추가 접종이 아니라 기본접종이며 3차 접종까지 해야 접종이 완료되는 것으로 인식을 전환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후에는 방역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의 접종 독려, 대통령과 지자체장의 모범적인 선제 접종, 어르신 등 국민의 동참으로 전개된다. 접종률 수치는 덩달아 높아진다.

1, 2차보다는 더디지만 3차 접종률도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 3차 접종 참여자는 누적 711만9천948명이다. 13일 하루에만 75만9천587명이 참여했다. 전체 인구(5천134만9천116명·2020년 12월 주민등록 거주자 인구) 대비 13.9%가 3차 접종을 끝낸 셈이다. 18세 이상 성인 기준 16.1%, 60세 이상 기준으로는 37.5%다.

연령대별 누적 참여율을 보면, 2차 접종을 먼저 한 75세 이상이 63.5%가 참여해 가장 높았다. 18세 이상 누구나 2차 접종을 마친 뒤 3개월이 지나면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바뀌면서, 첫날이던 지난 13일 하루에만 179만여 명이 예약을 마쳤다.

2차까지 접종을 마친 인원은 누적 4천175만6천446명으로 전 국민의 81.3%에 해당한다. 1차 접종자는 누적 4천304만967명으로 전 국민의 83.8%이다.

그동안 접종률이 더뎠던 12~17세 청소년의 백신 접종 사전예약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13일 하루 4만1천914명이 사전예약을 마치면서 지난달 25일(1만2379명)과 비교해 3.4배 증가했다. 12~17세 청소년 1차 접종 완료율은 53.7%로 대상자 276만8천836명 중 148만5천762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2차 접종 완료율은 38.3%로 106만1천435명이다.

정부가 연일 악화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백신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한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가 3차 접종을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연일 악화하는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억제하기 위해 백신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까지 단축하기로 한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동신병원 예방접종센터가 3차 접종을 위해 찾은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이 다른 선진국들보다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현시점에서 2차까지 접종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 성인 10명 중 9명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다. 1차 접종자 대부분이 2차 접종을 한 만큼 3차 접종도 시간문제일 뿐이다.

우리 국민은 이제 4차 접종을 우려하고 있다. 방역 당국이 부스터 샷 간격을 2차 접종 후 3개월로 앞당기자 여러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방역 당국의 일문일답을 보면 엉성하기 짝이 없다.

부스터 샷 간격을 3개월로 한 나라는 영국과 그리스뿐이다. 3개월 만에 또 맞는 안정성 문제에 대해서는 3차 접종을 빨리해도 이상 반응이 더 많이 생긴다는 보고나 연구 결과가 없다고 한다. 3개월 만에 효과가 떨어지는데 왜 맞아야 하느냐는 의문에 대해서는 "2차 접종 후 3개월에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완전히 면역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백신의 면역 효과가 정점에 올랐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시점에 추가 접종을 해서 효과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4차 접종 가능성을 묻자 예단하긴 어렵다고 답한다. 3차 접종 후 감염 예방 효과와 중증·사망 예방 효과를 추적 관찰하고 생각해볼 문제라는 것이다. 새로운 변이가 나오는 등 상황에 따라 4차 접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방역 패스 유효 기간이 6개월로 똑같다는 지적도 있다. 부스터 샷 간격 단축에도 방역 패스 유효 기간은 기본 접종(2차 접종) 직후 6개월(추가 접종 간격 5개월+유예기간 1개월)로 같다. 3차 접종에 대한 방역 패스 유효 기간 만료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방역 당국 등 정부의 백신 접종 대책을 보면 지나치게 K방역의 성과에 집착하고 있음이 묻어난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책임을 국민에게 온전히 전가해 불편을 초래했다. 이후에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한 조치임을 강조하며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도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못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정부와 지자체 모두 방역 성과를 내려고 조급해하고 있다. 여야 가릴 것 같이 정치권도 방역 상황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계산하기에 바쁘다.

K방역과 궤를 달리한 이웃 나라 일본의 확진자 급감 소식은 국민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때는 일본의 방역 상황을 의아스럽게 여겼지만, 현시점에선 일본이 부러운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가 지구상에서 완전히 떨쳐낼 수 없는 감염병으로 고착화하는 현실을 고려, 정부는 이제 눈앞의 성과보다 멀리 내다보는 일관된 방역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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