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안동 두 곳에서 의과대학 유치에 나선 가운데 '한 군데도 어려운 데 둘 다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경북도는 각각 '연구 중심 의대'와 '공공보건의료대학'으로 차별화된 만큼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지를 피력한다.
지난해 8월 나란히 의대 유치 추진을 공식화한 포항·안동 두 지역 정치권은 최근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스텍이 추진하는 연구 중심 의대 관련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13일 도청신도시 경북여성가족플라자에서는 국립안동대와 함께 검토 중인 경북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위한 토론회가 개최됐다.
경북도와 포항·안동시 역시 지역 정치권의 움직임을 도우며 신규 의과대학 유치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움직임의 배경에는 전국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열악한 지역 의료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돼 있다. 전국에 42개소 있는 상급종합병원이 경북에는 한 곳도 없고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도 1.4명으로 전국 16위에 그친다.
의과대학 역시 동국대 경주캠퍼스에 정원 49명으로 한 곳 있지만 1, 2학년 때 이론 수업만 들을 뿐 3, 4학년의 임상실습은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뤄지는 여건이다. 지역 의대 출신 의사의 정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얘기다.
포항과 안동 두 곳에서 동시에 의대 유치에 나서야 할 만큼 지역 의료 환경은 취약한 상태라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는 지역 내 의대 유치의 필요성을 강하게 부채질했다.
도내에 상급종합병원이 없어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대구 등 전국 병원을 떠돌며 치료를 받아야 할 처지였다. 현재도 도내 중증환자 28명 중 동국대 경주병원 5명을 제외한 23명은 대구 6개 병원에 흩어져 치료받고 있다.
경북도는 포항·안동의 의대 유치 움직임이 각각 장점을 갖고 있어 동시 유치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포항의 구상은 포스텍을 중심으로 의대 정원 60명을 확보, 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메디컬 장비를 활용한 '의사 과학자'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안동의 구상은 국립안동대에 공공의대 정원 100명을 유치해 북부권의 취약한 의료 현실을 개선하는 데 뜻을 두고 있다.
포스텍 의과대학은 정부의 의대 정원 승인이, 안동의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에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의사 과학자 양성에는 국내 의료계도 공감하는 등 동력을 얻고 있다. 공공의대 법안 통과는 업계의 반발이 커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면서 "호남권에서 공공의대 법안 통과에 힘을 싣고 있어 지역 균형 차원의 영남권 공공의대 유치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북의 취약한 의료 현실을 고려할 때 의대 추가 설치의 필요성은 차고 넘친다"면서 "두 곳 모두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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